▲대통령선거 국제 옵저버단에게 베네수엘라 투표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는 세션
황정은
쿠데타 시도에도 선거로 지켜온 볼리바리안 혁명
베네수엘라에서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처음 당선된 1998년 이후로 25년간 30여 번의 선거가 진행되었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뿐만 아니라 국민투표까지 포함해 약 10개월마다 선거가 진행된 셈이다. 선거혁명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베네수엘라에서는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을 중요시한다. 하지만 2018년 대통령 선거를 통해 선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인정하지 않으며 2019년 당시 국회의장이었던 후안 과이도를 필두로 과도 정부를 세웠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한국 포함)이 민주적으로 선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가 아닌 과도 정부를 베네수엘라 정부로 인정하는 사태에 이르기까지 했다.
여기에 더해 2015년부터 베네수엘라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국으로부터 일방적인 제재를 받고 있다. 미국 내의 베네수엘라 자산과 해외의 자산을 동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입원인 석유 거래와 상업적 거래까지 금지하고 있다. 2023년 3월
베네수엘라 어낼러시스에 따르면 미국과 미국 동맹국의 경제 봉쇄와 제재로 약 10만 명이 사망했고, 만성 질병이 있는 30만 명이 치료를 받지 못했으며, 인구의 31.4%가 영양 부족상태에 놓이게 되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베네수엘라에서는 국내 생산을 꾸준히 높여왔고, 노동자를 위한 주거 미션을 통해 500만 호가 넘는 집을 제공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
베네수엘라는 미국이 주도하는 패권에 도전하며 혁명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미국 주도의 단극체제를 반대하고 다극체제를 추구한다. 물론 베네수엘라 내의 부패의 문제나 경제적 어려움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있다. 하지만 25년째 지켜온 볼리바리안 혁명 과정을 통해 민중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직접민주주의의 장인 코뮌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민중의 기본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한 무상의료와 주거 미션과 같은 다양한 사회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또한 라틴아메리카에서 지역적 협력을 위해 아메리카 민중의 볼리바르 동맹-민중무역협정(ALBA-TCP)을 통해 연대에 기반한 무역와 협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베네수엘라 민중 다수가 25년 동안 현 정부를 선택해 온 이유이며, 라틴아메리카 국가와 카리브해 국가에서도 베네수엘라 볼리바리안 혁명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연대하는 이유이다.
한국은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강화하며 베네수엘라에 대한 뉴스는 서구 주류 언론을 그대로 보도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번째 연임이라는 이유만으로 '독재정권'으로 규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의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리안 혁명이 이어져 민중의 직접민주주의, 민중의 삶을 보장하는 사회 프로그램, 연대에 기반한 무역 체계가 발전해 나가는 것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는 것은 개인의 책임으로 여기며, 대의민주주의로 민중의 뜻은 정치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우리 사회에 다른 사회가 가능하다는 희망의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의 국제옵저버단으로 참가하기 위해 베네수엘라에서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에게도 이러한 이유로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매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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