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읍 한수로2길의 한 주택가. 공용주차장 한가운데에 마을 정자가 자리하고 있는데 한편에는 누군가 마시고 그대로 버리고 간 빈 음료 통이 수북이 쌓여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무주신문
그런가 하면,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에 있는 일부 쉼터 정자는 외부인들이 텐트를 치고 머무는 데크 사이트로 전락했다. 설천면 구천동로를 타고 거창 방면으로 가다 보면, 삼공교 진입 직전 좌측에 쉼터 정자 1개소가 있다. 가장 가까운 민가에서 채 100미터도 안 떨어진 이 정자는, 원당천이 가까이에 있는 소위 '명당'에 자리 잡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외부 관광객들이 하루 종일 자리를 맡아 차지한 채, 자기네들만의 휴식을 즐긴 후 쓰레기를 버리고 가기 일쑤다. 심지어 정자에 텐트를 치고 늦게까지 고성방가를 일삼거나, 아예 잠까지 자는 얌체족들도 빈번하게 목격된다.
지역민 A씨(72)는 "동네 주민이 운동하거나 산책하는 주요 길목인데도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관광객들이 정자에서 텐트를 치고 자는 경우가 많다"며 "한여름에는 외부 관광객들이 정자를 차지해 주민들은 아예 이용하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무주 관내에 설치돼 있는 쉼터 정자는 220~230개소. 무주군은 매년 일정 정도의 예산을 편성해 정자 설치 및 보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주군 산림녹지과가 올해 '주민 편익 시설물 설치 보수비'로 편성한 예산은 16개소에 대한 보수를 포함해 7400만 원이다. 지난해에는 1억3200만 원, 2022년에는 2억3200만 원을 각각 편성했었다.
지난 2020년 박찬주 전 군의원은 당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관내 정자 이용 현황 및 상태를 파악해, 이용률이 저조한 정자는 위치 변경을 검토하고 내구성과 미관을 고려한 도색, 보수 등을 병행, 정자로서의 기능 및 마을 주민의 소통과 화합의 장소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관리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무주군 산림녹지과는 "시설이 노후화한 정자의 경우엔 군 예산으로 보수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으나, 청소 등의 관리·감독은 아무래도 자주 이용하는 마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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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트 치고 쓰레기 투기, '얌체족' 차지된 마을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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