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기자회견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정민
3·1절에 일장기를 내걸고, 현충일에 욱일기를 내거는 자가 생기기 시작하고, 홍범도 장군을 폄훼하기 위한 시도가 벌어지더니 이제는 전국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모욕적인 행위를 버젓이 하는 자들까지 생겨났다. 이들은 "위안부 문제는 국민과 국제사회를 속인 거대한 국제사기극"이라며 "위안부상은 국제사기극의 선전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일본 극우의 주장이다. 이들은 우리 국민이 맞나?
지금의 윤석열 정권은 너무나도 무시무시한 시도를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정체성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는 헌법 전문에 나와 있는 대한민국의 근본을 무시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아름다운 나라' 일본에 '이웃 나라의 우호'라는 명분으로 그들의 이익을 알뜰하게 챙겨주고 있다. 그러기 위해 우리의 역사까지 왜곡하려 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문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 위반 논란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헌법 위반이다. 반독립적인 발언을 통해 충분히 그 실체를 알 수 있음에도 김형석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한 것은 그간 뉴라이트 정체성을 가진 자들을 정부 각 요직에 임명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건 대놓고 "이렇게까지 해도 어쩔 건데?"라는 식이다.
일제 강점기에 악질 고문 경찰이었던 노덕술이 해방 후 처단되지 않고 대한민국 경찰로 변신하여 독립운동 투사였던 김원봉을 체포해 와서 '빨갱이 두목'이라고 부르면서 뺨을 때리며 모욕했다. 노덕술에게 수모를 당하고 풀려난 김원봉은 사흘 밤낮을 울음을 토해내며 "해방된 조국에서 왜놈들의 등살에 언제 죽을지 모른다"며 통곡했다고 한다.
광복을 맞은 조국을 보며 환하게 웃으면서 만세를 부르는 'AI로 환생한 독립투사'들이 오늘날의 대한민국을 보게 된다면 정말 실망하지 않을까? 그들에게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다. 이들은 위안부로 끌려가 성노예로 고통받았던 분들을 매춘부였다고까지 한다. '노덕술에게 모욕당하는 김원봉'과 무엇이 다른가?
'현재의 친일파'들은 반드시 단죄받아야 한다. 지금 당장은 이들이 권력을 잡고 있어서 그들이 마음대로 하고 있지만, 이후에라도 끈질기게 죄를 묻고 처벌해야 한다. 그것이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이 되는 길이다. 79주년 광복절을 마음 깊이 새기며 드는 간절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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