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환경부 앞에서 녹조대책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경호
14일, 환경부 앞에서 열린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의 2차 규탄대회의 마무리 퍼포먼스에서는 낙동강에서 퍼온 실제 녹조물이 등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김완섭 환경부장관, 최민호 세종시장의 얼굴이 찍힌 현수막 위에 녹조물을 붓는 행동이었다. 대회가 끝나자마자 공무원들이 서둘러 취한 행동은 바닥에 흘러내린 녹조물을 씻는 것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수차를 동원해 녹조를 분산시키던 이들이 중첩됐다. 환경부는 기준치 이하의 녹조이기에 괜찮다고 하는데 뭘 그렇게 열심히 치울까.
이날 규탄대회에 이어 열린 포럼에서, 강찬수 환경신데믹연구소장은 "매년 여름, 한국은 조류 번성으로 인해 수생생물이 죽고 물공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낙동강은 4대강사업으로 인해 인공호수로 변했고 남세균 유해 녹조의 발생이 심각해졌다"라고 강조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2024년 7월 논문을 공개하면서 "국립환경과학원 또한 환경부 산하 기관인 '환경부 공무원' 이기에 녹조가 왜 피는지를 모두 알고 있다"라며 "국민들을 녹조위험에 빠트리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강 소장의 말처럼 환경부는 녹조가 위험한 것도 알고 어떻게 해야 해결될지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정략적 이념을 강에 덧칠하면서, 강을 희생 제물로 바치는 이들을 후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대체 이 길고 긴 반동의 터널에서 언제쯤 빠져나올 수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