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들일제강점기 때 사할린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그림과 역사 사료들이 전시됐다.
김철관
동화의 주인공 김흥만은 1941년 5월, 열일곱 살의 나이에 일본 순사에 의해 끌려간 사할린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이다. 그는 하루 12시간, 때로는 15시간 탄광에 들어가 석탄을 캐야 했다.
그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도망을 치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못가 붙잡혀 죽기 직전까지 몽둥이질을 당했다. 밥 한 숟갈, 물 한 모금 먹지 목하고 판자로 사방을 막은 독방에 몇 날 며칠을 갇혀 있었다.
'어머니가 보고 싶다, 집에 가고 싶다...' 바닥에서 주운 사금파리로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어느 방에선가 흐느낌 같은 희미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아라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간다.'
흥만은 눈물 속에서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동네잔치가 있을 때 어머니, 아버지가 흥겹게 부르던 노랬다. 동생들과 나무하러 갈 때 작대기를 두들기며 부르던 노래이기도 했다.
일본 패망으로 조국이 해방됐지만 흥만은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수많은 조선인들은 아직도 그곳에 있다. 고향에 가지 못한, 고향에 가고 싶어 미쳐 죽은 조선인들의 영혼이 아직도 서글픈 사할린 아리랑을 부르며 그곳에 있다.
전시를 한 정란희 작가는 '사할린 아리랑'에 대해 "일제 강점기 머나먼 낯선 땅으로 끌려간 한인들의 눈물이자, 우리가 함께 불러야할 아픈 역사의 노래"라며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 두 눈을 감는다, 사할린 아리랑이 점점 더 크게 들려 온다"라고 말했다.
근현대사기념관이 주관하고 있는 이 전시회는 강북구와 사단법인 민족문제연구소 주최했고 사단법인 한국미술인협회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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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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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사할린 강제징용 조선인의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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