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회는 총칼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윤석열 사단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활용해 정적을 제거하고 검찰을 사유화해해서 정권을 가졌다"
남소연
-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 중앙지검이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나.
"선거 전부터 검찰 내·외부에서 '김건희 여사 소환조사 하나 못 해서 되겠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결국 소환조사도 못한 채 (정부여당이) 총선에서 졌다. 그러더니 출장조사를 했다.
검찰의 수사의지를 읽을 수 있는 세 가지 대목이 있다. 먼저 사건 고발이 오면 사건 배당을 하는데, 형사사건을 수사하는 형사1부에 배당하면 보통의 수사의지가 있고 반부패부(과거 특수부)에 배당하면 강한 수사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형사1부에 배당했다. 두번째 압수수색 여부다. 이 사건은 아크로비스타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출입자를 밝히기 위해 압수수색이 필요했지만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 세번째가 소환조사다. 2019년 포토라인 세우는 것은 없어졌지만,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는 소환조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변명을 하면 대질조사도 가능하고 자료가 있으니 즉각 대처가 가능한데 이번처럼 휴대폰까지 제출해서 출장조사를 하면 본인이 부인할 때 대처 방법이 없다. 이런 것들로 보았을 때 면죄부 주려고 하는 수사라고 이미 판단했다. 김건희 무혐의 발표되는 날은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죽은 날이다. 유검무죄 무검유죄라는 말이 딱 맞는다.
출장 조사는 마치 김 여사가 '시혜를 베풀 듯 받았다'고까지 보여진다. 용산(관저)으로 출장간 게 아니고, 관할 청사로 부른 건 검찰의 마지막 자존심 같다. 소환조사도 안 해, 압수수색도 안 해, 이러다 보니 수사 결과를 누구도 못 믿게 되어버렸다."
- 도이치모터스 관련 의혹에 대한 결론도 조만간 나올 거라고 보나.
"사건의 유무죄 판단이 어려울 때, 공범을 기소해서 유무죄가 나오면 그 때 기소하는 게 검찰의 관례다. 검찰 내부에서 '도이치모터스 1심 재판이 끝나면 기소 여부 결정해보자' 이렇게 얘기가 나오다가 1심에서 공범들이 유죄가 나오니 '항소심 때 기소 여부 결정하자' 이런 식으로 계속 결론을 미루고 있다. 그러나 1심 공판 과정에서 이미 많은 증거들이 나왔다. 김 여사 계좌가 통정매매에 활용됐고, 도이치모터스 공범이 '(3300원에 8만 개) 매도하라 하셈' 문자 보내고 7초 뒤에 김 여사 계좌에서 매도 주문이 나왔다는 것 등이 모두 판결문에 적시될 정도다(관련 기사 :
'VIP 구명 녹취' 도이치 공범·김 여사 얽힌 '7초 매매' 미스터리). 1심 판결문을 보고, 판사가 하고 싶은 말이 뭐였을까 생각해 봤다. '김건희 관여도가 높으니 기소하라'는 사인이라고 나는 봤다. 김 여사가 이 사건에 관련된 정황은 틀림없다는 취지로 판사가 굉장히 소상히 작성했더라.
그런데도 기소 여부를 아직까지 결정 못한 건, 검사들이 역사에 남을 결정을 자기 이름으로 남기기 싫어서일 거라고 본다. 그러나 미룰 수 없는 환경이 됐다. 도이치모터스 시효도 얼마 안 남았고 2심 판결도 임박했다. 적어도 2심 선고(9월 12일)가 나기 전에는 결론이 날 거 같다. 조사했는데 결론을 안 낸다? 그것도 이상하지 않나."
- 김 여사 출장조사 과정에서 대검과 중앙지검의 갈등이 전면화 된 것을 두고 '검찰청을 폐지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검찰청을 없애야 검찰 개혁이 가능하다고 보는 건가.
"검찰은 괴물이 됐다. 일제 강점기에 검찰은 군사정권에 빌붙어서 성장했고, 1990년대 범죄와의 전쟁에서 독자적 세력을 확보한 후 현재는 정권까지 잡았다. 하나회가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다가 군사정권이 무너지면서 하나회도 청산되지 않았나. 윤석열 사단도 윤석열 용산 대통령이 끝나는 순간 함께 무너질 거고 검찰도 정상화될 거다. 하나회는 총칼로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윤석열 사단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활용해 정적을 제거하고 검찰을 사유화해해서 정권을 가졌다. 하나회와 윤석열 사단의 운명은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다.
검찰 개혁을 위해서는 검찰이 인권 옹호기관으로 재탄생해야 한다. 저렇게 마음대로 수사하고 수백 번씩 압수수색하고 통신 가입자 조회도 수천 건을 했다는데 이런 사태를 두고도 누구 하나 제대로 제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 본래 검찰은 인권옹호를 위해 만들어졌는데 스스로 권력기관이 되어 망나니짓을 해도 제어할 기관이 없다. 결론은 괴물 검찰청 폐지다. 기소권은 공소청으로,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처로 이관하는 안을 이미 공개했다. 검찰 직접 수사 범위인 6대 범죄(부패·경제·조직·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는 중수처를 만들어 별도로 수사하는 방안이다. 조만간 관련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할 예정이다."
"윤석열 사단, 하나회와 차이 없어... 용산 대통령과 함께 무너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