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관련 3차 청문회를 진행하고 있다.
유성호
그런데 여당 의원들이 자리를 떠나기 직전, 최민희 방송통신위원장이 회심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민희 위원장은 "최형두 간사께 저희가 몇 차례에 걸쳐서 확인한 바가 있다. 민주당이 방통위원을 추천한다면 대통령께서 민주당 추천 방통위원을 임명하게 국민의힘이 정당한 여당으로서 역할을 할 것이냐고 몇 번을 물었다"라며 "그리고 최형두 간사께서 매우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하신 걸로 기억을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최형두 의원은 이를 즉각 부인하지 않고 "국민의힘에서 추천한 분을 함께 국회에서 의결해주실 거냐?"라며, 야당 소속 상임위원장과 야당 간사도 다짐을 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비록 조건부이기는 했지만, 최형두 의원은 "5인 체제 복원을 저희들은 신속하게 바라고 있다"라며 "신의를 지킬 것이다"라고 호응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신의는 민주당도 지킬 것"이라며 "저는 과방위에서 여당 간사가 말씀하신 부분을 지도부에 충실하게 전달했다. 그리고 민주당 지도부는 신의성실 원칙을 믿고 방통위원을 추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공모를 통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서 민주당 추천 몫의 방통위원 선임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기왕에 말씀하셨기 때문에 제가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진숙 위원장의 탄핵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진숙 위원장이 사퇴하면 된다"라고 부연했다. 5인 체제의 신속한 복원이 주 목적이라면 야당 추천 방통위원 임명과 함께 이진숙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여당 소속 상임위원회 간사가 '신의'를 이야기했지만, 정작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몇 시간 후 "민주당의 뒤늦은 방통위원 추천 호들갑은 또 다른 정치공세"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하지만 민주당 몫의 방통위원 2명이 임명된다고 하더라도 방통위는 정상화되지 않는다"라고 맞섰다.
신동욱 원내대변인은 "위원장을 탄핵해 놓고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것은 말장난"이라며 "민주당이 진정으로 방통위를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당장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부터 철회하기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야권 방통위원을 추천하라고 했던 여당이 마뜩찮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진숙 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야권 추천 방송통신위원들이 임명되더라도 방통위 구성이 2:2 동수가 되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여권의 의도대로 방통위를 굴릴 수 없는 셈이다. 또한 5인 체제 복원을 위해 야당 추천을 압박해 왔던 터라, 용산 대통령실이 최민희 위원장에게 과거 그러했듯 야권 추천 인사를 임명하지 않고 버티는 데는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불참한 이진숙·김태규 고발... 이진숙 "국회의 권한 남용"
이날 야당 소속 국회 과방위원들은 증인으로 채택됐음에도 청문회에 응하지 않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을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국회 증인 출석을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최민희 위원장이 상정한 안건에, 자리를 지키고 있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이 전원 찬성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하고 반발에 나섰다. 이진숙 위원장은 입장문에서 "야당은 '불법적'으로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했다는 이유로 나를 탄핵해 직무를 중단시켰고, 직무 중단된 위원장을 또 국회에 증인으로 부르는 모순적인 상황을 만들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직무가 중단된 나와 이미 고발하기로 한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을 청문회에 증인으로 부르는 것은 국회의 권한 남용"이라고 강조했다. "직무가 중단된 상태에서 직무와 관련된 답변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은 이미 이전 청문회에서 충분히 피력했다"라는 이야기였다.
또한 "본인은 국회 표결을 거친 탄핵에 따른 헌재의 탄핵 심판을 준비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야당은 더 이상 정치적 목적의 청문회를 열어 방통위 업무를 마비시키기보다 스스로 결정한 탄핵 심판의 결과를 기다려주기를 촉구한다"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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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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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퇴장, 이진숙 불참... 야당 '방통위원 추천' 카드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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