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흑산도 12굽이길 정상부에 바다를 향해 설치된 '세상에서 2번째로 전망좋은 화장실'(작은 사진). 고갯길 정상부(큰 사진 오른쪽 아래)에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세워져 있고, 노래비와 약 30m 거리에 전망 좋은 화장실이 장도와 홍도를 바라보며 설치돼 있다.
김형호신안군
푸른 하늘, 그리고 그 하늘보다 더 짙게 푸른 바다 뒤로 흑산도에 딸린 다도해의 섬들이 펼쳐졌다. 바로 앞은 대장도와 소장도, 쥐머리섬, 내망덕도가 늘어서 있고 하얀 구름 너머 저 멀리 홍도가 희미하게 육안으로 보였다.
이 풍경들을 배경 삼아 삼삼오오 기념사진을 남기는 모습을 지켜보며 답사 길동무 이영일 대표가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세상에서 2번째로 전망이 좋은 화장실... 맞죠?"
이 대표와 함께 주마간산하듯 흑산도 명소·명물을 보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유배문화공원, 손암 정약전 동상, 자산어보원, 사촌서당, 지도바위, 지피미 마을(深里·심리, 상어 마을)···.
'자산어보 산실' 사리마을... '상어마을' 심리
명소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대체로 손암 정약전, 그리고 그가 쓴 자산어보와 관련된 곳들이다. 유배문화공원과 정약전 동상, 자산어보원, 사촌서당은 모두 사리마을에 자리한다. 사리마을은 19세기 초 손암이 유배 왔을 당시 머물던 곳으로 그는 이 마을에서 자산어보를 썼다. 사촌서당은 그가 섬 아이들에게 글공부를 가르쳤던 곳이다.
지피미 또는 심리로 부르는 마을 역시 자산어보와 관련된 곳이다. 이 마을이 과거 상어로 유명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마을사람들이 비석 옆면에 "상어마을"이라고 새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