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에 서식하는 흰목물떼새
이경호
다시 돌아온 모래사장이 유지된다면 내년에는 다시 흰목물떼새, 흰수마자, 미호종개 등의 멸종위기종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과 희망을 꿈꿔 볼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수문을 틀어막아 강을 호수로 만든다면 죽음의 호수가 될 것이다. 호수는 흰수마자, 미호종개, 흰목물떼새를 품을 수 없는 인공이다.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백사장은 금강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강변 모래사장은 강변의 열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강수욕을 즐겼던 과거를 느낄 수 있었다. 강변에서 모래찜질을 하고, 물놀이를 다시 할 수 있으려면 오롯이 두터운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두터운 모래층이 만들어지면 풀이 자리하지 못한다. 이런 강변이 있기에 강수욕이 가능 했던 것이다.
공주보 상류의 모래는 아직 미완이다. 모래를 걷어내고 보니 지난해 백제 대전을 위해 담수한 뒤 쌓인 펄이 그대로 있었다. 너무나 두껍게 느껴지는 펄은 다시 강을 육화시키는 양분이 될 것이다. 풀이 자리하고 나무가 자라면서 육화가 가속화 된다. 펄은 강이 아니라 갯벌에 있어야 할 자연이다. 금강에 세워진 3개의 보는 고인물을 만들고, 수면에는 녹조라떼로 독을 뿜어내고 생기고 바닦은 썩은 펄을 만든다. 과거 금빛 모래가 가능했던 진정한 강이 되기 위해서는 이런 펄이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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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보 모래사장과 펄 공주보 상류에 모래톱에 덮인 펄의 모습 ⓒ 이경호
박용훈 작가는 '모래가 늘었지만 4대강 사업 이전과는 턱없이 모자라다'며 비교한 사진을 보여 주었다. 앞으로 더 많은 모래가 쌓여야 하지만 실제 쌓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수만 년 동안 강이 똑같이 유지 되어왔다. 과거에 비해 모래가 더 쌓이거나 흑이 더 쌓였다면 이미 강은 육지가 되었을 것이다. 산에서는 바위가 부서져 하천과 강으로 흐르고, 결국 자갈과 모래는 흘러서 결국 바다로 가면서 균형을 유지해 왔다. 이 균형을 깨는 것은 하천의 횡단 구조물과 준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