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뉴스타파 PD
이영광
- 오늘(21일)은 이용마 MBC 기자가 별세한 지 5주기 되는 날이잖아요. 돌아가는 방송계 상황과 맞물려서 5주기 맞이하는 심경이 복잡할 거 같은데 어떠세요?
"5년이 됐는데 상황이 좋아지기는커녕 예전의 상황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고 이진숙씨라는 최악의 인물이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옴으로 상황이 과거보다도 더 나빠질 수도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을 하죠. 이용마 기자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공영방송을 독립시켜야 한다는 걸 자신의 삶 걸고 이야기한 건데, 남은 사람들이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는 게 굉장히 큰 아쉬움이죠."
- 이용마 기자와는 원래 아셨는지 아니면 해직되고 알았나요?
"이용마 기자와 저는 MBC 입사 차이도 나죠. 또 이용마 기자는 기자였고 저는 PD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고 할 만한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2012년에 파업하면서 이용마 기자는 파업 집행부였기 때문에 그때부터 알게 된 거고 해고가 되면서 해고 동지가 됐으니까 더 친하게 됐죠."
- PD님이 기억하는 이용마 기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이용마 기자는 기자 중에서도 굉장히 원칙적인 사람이에요. 젊은 시절부터 삼성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했죠. 보통 그런 문제들에 대해 이용마 기자처럼 열심히 하려는 모습 보기 힘들어요. 이용마 기자는 한국사회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삼성 문제를 해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구체적인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에 대한 기자로서의 소명을 많이 갖고 있었던 기자였죠."
- 이용마 기자의 삶을 보면 권력 비판과 함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존중인 것 같아요. 2024년 한국 언론은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지금 한국 언론이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많이 모자라죠. 권력 비판이라든지 사회적인 약자에 대한 시각 부분들은 지금 그나마 MBC가 그런 면에서 다른 언론들보다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다른 언론들도 좋은 기사들 쓰지만 일반적인 경향으로 봤을 때 과연 필요한 만큼 열심히 하고 있느냐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비정상 정부라고 생각해요. 대통령으로서 굉장히 파행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파행적인 모습에 대해서 제대로 된 정확한 비판을 하는 걸 보기 어려워요. 야당이 하는 말을 인용해서 자극적인 언어로 중계방송하듯이 비판하는 모습은 보여도 정색하고 분석하면서 제대로 된 비판하는 모습 찾아보기 쉽지 않아요."
-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지금이라 그럴까요?
"보수 언론은 아무래도 보수 정권이니까 지나치게 비판하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런 거겠죠. 물론 보수 언론이라고 완전히 비판 안 하는 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봤을 때 그렇죠, 예를 들면 국무회의에서 반국가 세력 운운하죠. 윤석열 대통령은 반국가 세력이라는 표현을 굉장히 제한된 세력에 대해서 사용하고 있는 용법이 아니고 자기를 비판하는 세력 전체에 대해서 사용하는 용어인 걸로 보여요. 그리고 자기를 비판하는 언론은 다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고 선동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MBC를 완전히 잡아놓으려고 하는 게 윤석열 대통령의 멘탈리티인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비판하는 걸 보면, 많은 언론이 참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요."
- 한가한 소리라면 뭘까요?
"이건 공영방송을 망가뜨리는 행위잖아요. 그런데 불구경한다고 해야 되나요, 보수 언론은 오히려 이진숙 같은 인물을 두둔하고 보수 언론이 아닌 언론들도 불구경한다는 느낌 받는 경우들이 많아요."
- 이용마 기자가 주장했던 것 중 하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에요.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바뀌지 않고 있는데.
"제가 생각할 때 이용마 기자는 굉장히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던 거예요. 그 당시에는 공영방송 지배구조에 대해 여야가 특별다수제로 의견을 접근해 있었던 게 있었어요. 그건 일단 공영방송사 사장을 결정하는 공영방송 이사진 구성을 예를 들어 6 대 3으로 여당과 야당의 지분 인정하되 사장을 결정하는 투표에 있어서 한 7명 정도가 찬성해야만 사장 뽑을 수 있는 제도죠. 당시 그걸 '김재철 방지법'이라고 했는데 김재철이라는 굉장히 극단적인 인물을 사장으로 하는 걸 야당이 선임한 이사가 반대하면 안 될 수 있는 방법이죠.
그런데 그 제도도 결국 정치권의 지분을 굉장히 인정하고 들어가는 거잖아요. 이용마 기자는 그런 것보다 차라리 국민들이 직접 뽑도록 해서 정치권의 입김을 배제할 수 있는 공영방송 사장 선임 제도를 만들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은 당시 이용마 기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행동했고 특별다수제는 채택하지 않았어요.
이용마 기자의 뜻대로 정치권의 영향을 배제하는 법을 그때 당시에 만들었으면 지금 이런 일이 안 생겼겠죠. 근데 그런 법을 만들지 않았단 말이에요. 그래서 결국 이런 일이 다시 또 생기는 겁니다. 그러니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아쉽죠."
- 그때 특별다수제로 했다면 지금보단 나았을 것 같아요.
"특별다수제가 문제 없는 건 아니잖아요. 그건 기본적으로 공영방송 사장 결정하는 데 있어서 정치권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수밖에 만드는 방식이에요. 사장 선택하는 것만 특별다수제지 대부분의 의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여당이 압도적인 다수로 정권의 영향력이 많이 미칠 수 있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걸 피할 수 있다면 당연히 피하는 게 맞아요. 문제는 그런 걸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이 할 것처럼 하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현상 초래했다는 거죠."
- 민주당도 방송에 대한 영향력을 놓고 싶지 않아서일까요?
"그렇게 볼 수밖에 없어요. 물론 민주당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해왔던 것처럼 공영방송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진 않았어요. 그게 보수정당과 완전히 다른 부분이에요. 보수나 진보나 똑같지 않냐는 식으로 얘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영방송을 자유롭게 풀어놨을 경우, 그렇지 않아도 언론이 기울어진 운동장인데 공영방송조차도 자기네를 굉장히 비판하게 되는 상황이 올 경우 더 힘들지 않겠느냐는 생각 가졌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MBC 하나라도 남겨놓느냐, 못 하냐 기로에 놓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