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내에서 한국인 교민이 가장 많이 사는 시드니. 대표 명소 하버브릿지(좌)와 오페라하우스(우)가 아름답다.
김도희
유시민 작가는 저서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누구나 이 나라를 좋아하거나 싫어할 자유가 있으며, 그 선택에 대한 대안은 두 가지"라고 말한다. 하나는 이민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를 바꾸는 것이다. 강제로 떠났던 조상들뿐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민을 선택해 전 세계에 터를 잡은 동포들도 적지 않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현재 재외 동포 수는 약 700만 명에 달한다. 남아서 변화를 선택한 이들도 있지만, 떠나는 것도 실존적 선택으로 존중 받아야 한다.
영화 속 계나는 우여곡절 끝에 뉴질랜드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며 새로운 학위를 따고, 연애하고, 친구를 사귀며 자신만의 삶을 꾸려간다. 그 삶 역시 쉽지만은 않지만 내 눈에 계나는 조금 더 자유롭고 행복해 보였다.
영화 말미 잠시 한국에 돌아온 계나, 그녀는 익숙한 환경과 소중한 가족 곁에 머물렀을까, 아니면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갔을까? 영화는 그녀가 또 다른 나라로 떠날 것을 암시하면서 끝이 난다.
그렇다면 계나가 한국도, 뉴질랜드도 싫어서 떠나는 걸까?
정답은 아마 계나만이 알 것이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음 비행기를 기다리는 계나의 모습은 소위 '헬조선'을 떠나 새로운 길을 찾고자 했던 나의 20대, 그리고 낯선 호주에서 자기 삶을 개척하며 사는 청년들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한국이 싫어서'라는 청년들의 담담한 목소리는 도망자의 비겁한 변명이 아니다. 익숙함을 벗어나 자기답게 살고자 하는 낯선 세계에서의 독립 선언이자, 용기 있는 개인주의의 선언이라고 본다.
그곳이 어디든, 나로서,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용기를 매일 조금씩 키워가보자. 각자가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우리는 비로소 자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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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까지 여권도 없던 극한의 모범생에서 4개국 거주, 36개국을 여행했습니다. 영국인 남편과 함께 현재 대만에 살고 있습니다. 다양한 해외 경험을 통해 '자기 성찰'의 기회를 많이 얻었습니다. 여행과 질문만이 내 세계를 확장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며, 글을 통해 해외에서 배운 점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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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싫어서' 해외 떠난 청년들의 진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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