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옥 시인.
이상옥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해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디카시(dicapoem)를 제일 먼저 만들어내기 시작한 이상옥 시인이 네 번째 디카시집 <에덴의 동쪽>을 펴냈다.
디카시는 경남 고성 출신인 이상옥 시인이 창원마산 창신대학교 교수로 있으면서 2004년 4월 인터넷한국문학도서관의 개인서재 연재코너에 그 말을 처음 쓰고, 같은 해 9월 첫 디카시집 <고성 가도(固城街道)>를 내면서 알려졌다.
경남 고성은 디카시의 발원지인 셈이다. 이상옥 시인은 한때 <오마이뉴스>에 '디카시' 연재하기도 했다.
창원마산 창신대학교 문덕수문학관장인 이 시인이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시를 실험한 것이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새 시집을 낸 것이다.
디카시는 일간지 신춘문예를 위시하여 전국에 걸친 각종 공모전들이 점점 더 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디카시 선풍이 일어나고 있고, 많은 시 전문 문예지들이 디카시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시인들도 줄지어 디카시집들을 출판하고 있고, 디카시에 관한 학술논문과 학위논문들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관광부 주관 부서에서 '디카시 창작지도사(1급-4급)' 자격증(한국디카시인협회 발행)을 법적으로 공인하기에 이르렀다.
디카시는 문학의 한 장르로 자리 잡고 교과서에도 실리면서 점점 창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상옥 시인이 이번에 보여준 작품은 디카시의 좁은 공간에 이미 풍성한 의미로 가득한 타자의 텍스트를 끌어들여 자기 텍스트의 의미를 순식간에 증폭해 냈다.
오민석 단국대 명예교수는 "상호텍스트성과 침묵의 미학을 통하여 디카시의 실험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이상옥 시인의 창작 비밀은 대상에 대한 극진한 집중과 애정에 있다"며 "새로운 전범을 보여주는 디카시 창시자의 새 디카시집이 습관화와 자동화가 죽인 세계의 신비를 낯설게 살려냄으로써 그의 디카시 안에서 세계는 늘 경이롭고 신선하며 풍요롭다"라고 했다.
최강임 계간<디카시> 주간은 "이상옥 시인은 디지털 노마드이다. 그는 인류의 새로운 삶의 지대인 사이버 대륙을 활동 근거지로 삼는 호모 스마트포니쿠스다. 스마트폰 하나 들고 중국과 베트남 등 실세계를 오가며 강의하고 여행하고 디카시를 쓴다"라고 했다.
이원근 창신대 총장은 "창신대에서 시작된 디카시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수록되고 한국을 넘어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는 K-리터러처 글로벌 문화텐츠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다"며 "이번 이상옥 관장의 디카시집 출간을 계기로 창신대에서도 디카시를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옥 시인은 1989년 월간 <시문학> 등단해 현재 창신대 명예교수·문덕수문학관장, 경남정보대 특임교수,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국경없는디카시인회 대표. 계간 <디카시> 발행인을 맡고 있으며, 시문학상, 유심작품상, 경남문학상, 산해원문화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