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달리기모임 한노보런과 함께 달리기대회에 나갔다. 맨 뒷줄 노란모자가 필자.
한노보연
운동 못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운동이 필요한 이들이 운동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제학술지 'BMC 여성 건강'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자 하는 중년의 여성(40세~62세)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운동방해요인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시간 부족(가정과 직장에서 여성이 지닌 여러 가지 책임과 역할에 기인하는), 야외 운동에 대한 안전문제, 날씨, 여성이 일상생활에 운동을 조직할 수 있는 능력과 성향, 함께 운동할 가족이나 친구의 여부, 운동 경험에서 스스로의 동기부여(즐거움, 성취감 등의 만족감), 육아에서의 사회적 지원 등의 사회환경적 요인을 꼽았다.
규칙적 운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국내의 조사로는 2023년 국민체육생활조사가 있는데, 규칙적인 운동 참여를 위해 우선해야 할 조건으로 64.6%에서 운동 가능시간 증가를 꼽았고, 체육시설 접근성 확대(54.5%), 운동 지출비용의 여유(34.6%) 등의 순이었다. 규칙적 운동을 중단한 이유에 있어서도 운동 가능시간 부족이 가장 많았고, 체육시설 접근성이 낮은 것이 그 다음이었다.
중년여성에서 운동환경과 사회적 지지가 운동행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연구한 2008년의 어떤 한 연구에서도, '주변에 걸을 수 있는 길, 운동센터'가 있는지, 함께 운동하는 파트너가 있는지, 그리고 운동에 대한 조언, 계획 수립, 경험나누기, 긍정 평가를 해주는 사회적 지지가 있는지가 영향을 주고 있었고, 육아나 가사일과 관련된 지지는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운동할 시간이 없음'을 개인의 핑곗거리로 바라보는 인식, 돌봄 문제를 공동체의 책임으로 이야기하는 것, 기후위기가 운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걷고 달리기에 안전한 길이 사는 곳에 충분히 확보되어 있는지 묻게 된다.
그래도 잘 운동하려면
그래도 개인적으로 운동 방법을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매일 1시간씩 걷는데 살이 안 빠져요"라고 탄식하는 환자들을 흔히 본다. 빠지지 않는 뱃살에는 복합적 요인이 있지만, 대부분 '1~2시간 산보하듯이 천천히 걷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소파에서 지내는 것보다는 낫지만, 체중감량과 체력향상의 효과를 얻으려면 어느 정도의 운동 강도는 가져야 가야 한다. '운동 강도'는 다치거나 쓰러지는 일 없이 운동하기 위해서, 그리고 효과적, 효율적으로 운동하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운동의 강도는 무엇으로 알 수 있을까? 최대산소섭취량이나 젖산염과 같은 과학적인 방법도 있지만, 일상의 운동에서는 흔히 객관적 지표인 '심박수'와 주관적 지표인 운동할 때 느끼는 감정인 '운동자각도'를 사용한다. 가령, 운동의 목표심박수=[(최대심박수-휴식심박수)*0.6] + 휴식심박수로 계산한다. 만 55세인 나의 최대심박수는 (220-나이)인 165회. 충분한 수면 후 침대에서 잰 휴식심박수는 60회, 목표 운동강도를 최대치의 60%~70%로 잡는다면, 나의 목표심박수는 (165-60)*0.6~0.7+60으로 123회~134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