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가 된 말끔한 선산 풍경업체에 의뢰하여 벌초를 하게 되면서 가족들이 모여 벌초를 했던 옛날이 그리워진다.
이인우
그러나 점차 가족과 친족 단위의 벌초 행위가 줄어들고 전문적으로 벌초를 대행하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전통의 벌초가 지녔던 여러 가지 의미 중 산소의 풀을 베는 행위만 남고 나머지 의미들은 점차 퇴색해가고 있는 모양새다. 바쁜 일상에서 여럿이 함께 모이는 기회 역시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벌초에 대한 생각도 단순히 산소를 깨끗하게 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보통의 벌초 풍경에서 어른들은 주로 낫을 들고 힘 좀 쓰는 청년이 예초기를 담당하며 어린이들은 베어진 풀을 갈퀴로 긁어모아 삼태기에 담는 역할 분담이 이뤄진다. 이 산에서 저 산으로 이동할 때 낫과 예초기 등 위험한 장비는 어른들이 짊어지고 어린이들은 시원한 물이 든 주전자를 담당한다.
종종 벌초의 가장 중심이 되는 예초기를 담당하는 이들은 자신의 기량을 뽐내려는 의욕에 과도한 행동을 하는데 그때마다 어른들의 호통이 잦아진다. 그렇게 벌초는 세대 간 유쾌한 소통을 통해 나와 조상을 이해하는 현장 학습장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