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 만난 한국 서적방탄소년단의 자서전 그리고 백세희 작가의 에세이
김명주
작가가 겪은 우울증 그리고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솔직하게 풀어나간 자서전적 이야기다. 저자는 우울증과 두려움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까지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정신과 전문 상담을 받으면서 자신의 이런 감정의 원인을 찾고 그 아픈 마음을 보듬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죽을 만큼 힘든 마음이지만, 그러다가도 문득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한다. '떡볶이'.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련한 추억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한 한국인의 소울 푸드. '떡볶이'라는 음식이 주는 감성을 통해 아프지만 살고 싶은 마음, 치유받고 싶은 작가의 심정이 독자들에게 전해진다.
'완벽하지 않아도 돼',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 '일상의 작은 행복을 놓치지 말고 즐기세', '힘들면 쉬어도 돼요' 와 같은 구절들을 통해 백세희 작가는 아픈 마음의 사람들을 보듬고 용기를 전한다.
영국, 미국의 영어권 독자들에게도 작가의 이 마음이 잘 전달된 듯하다. 아마존 사이트에 남겨진 이 작품에 대한 평을 읽어보면 느낄 수 있다. 같이 공감하며 울었다는 이야기에서부터 이번 에세이를 통해 한국 작가의 작품에 더 관심이 생겼다는 이야기들까지 그 평가가 다양하고 호의적이다.
이탈리아의 독자들도 한국이라는 먼 나라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현대인이라면 감기처럼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한 감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에 공감하는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세상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유할 수 있는 소재를 무궁무진하게 넓혀 놓았다.
아쉽게도 이탈리아 대도시 밀라노의 중심, 두오모 성당 앞 서점에서는 오직 이 한 권의 한국 작가 작품만을 만날 수 있었다. 찾을 수 있어 반갑고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미 영어판을 사서 읽었음에도 또다시 한 권을 유로로 구매한다. 해외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더니, 한국 작가의 작품을 보면 미약하나마 판매 부수에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묻지 않고 사는 버릇이 생겼다.
책 한 권을 들고 서점을 나서는 길, 아시아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도록 나를 도와준 서점 직원이 다가온다. 원하는 책을 찾았는지 묻기도 하고,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자주 만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