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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녹취 보도 파문, 엇갈린 국민의힘 내부

친윤 "정부 공격 목적" , 친한 "정치적으로 문제 될 여지", 안철수 "제대로 수사해야"

등록 2024.09.24 10:16수정 2024.09.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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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 공천 관련 평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5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총선백서특위 공천 관련 평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지난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김건희 여사가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추가로 제기된 가운데, 공천 개입 '통로'로 지목된 이철규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이를 전면 부인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조금씩 엇갈린 기류들이 감지된다.

<서울의소리>는 지난 23일,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현 서울보증보험 감사위원)과의 통화 내용을 폭로하며, 당시 경기도 용인시갑에 공천된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현 공직기강비서관)의 공천 뒷배경에 김건희 여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이원모 전 비서관과 공천 자리를 두고 경쟁 관계였던 김 전 행정관은 "이원모 (공천) 잘못되면 이철규가 날아가"라든가 "(김건희 여사가 공천 개입을) 하고 있지. 그 루트가 이철규야" 등의 주장을 내세웠다.

그러자 이철규 의원은 24일 오전, 보도에 나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발언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 개인의 망상에 기초한 허구의 발언이며 타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범죄행위"라며 "또한, 어떠한 근거와 사실 확인도 없이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보도, 유포하는 것 역시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저는 이러한 허위사실 발언 및 유포행위에 대하여 끝까지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알려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친윤계' 김재원 "공천 떨어진 사람의 사적 대화... 정부 공격 목적"

국민의힘에서는 대체적으로 관련 보도에 적극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지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개별적인 반응의 뉘앙스는 차이를 보였다. 가장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서는 건 역시 '친윤계'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공천 떨어진 사람들이 지금 전부 주인공들"이라며 "그리고 '내가 공천 떨어진 것은 김건희 여사가 도와주지 않아서 떨어졌다' 주로 그런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천 떨어진 사람들 전국에 수백 명 될 텐데, 그분들 만나서 이렇게 사적인 대화를 하면 전부 다 이런 이야기 많이 나올 것"이라며 "그걸로 몰아서 지금 마치 실제로 김건희 여사가 공천에 개입한 것처럼 보도를 하고, 또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나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제가 21년째 우리 당에 몸담고 있고, 공천도 여러 번 떨어졌고, 공천신청도 많이 했는데 왜 저는 전혀 연락이 안 됐는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사실관계를 한번 밝혔으면 좋겠다"라며 "실제 정치권에서 오가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정말 실체가 있는 건지 저도 한번 알아보고 싶다"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정작 이 말을 한 사람도 또 지금에 와서 자기가 잘못 이야기했다고 한다"라며 "잘못 이야기했다면 그 분이 응당 그에 대해서 처벌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였다.

김 최고위원은 "공천과 관련해서 온갖 소문들이 많잖느냐. 이것을 모두 지금에 와서 김건희 여사의 잘못된 이야기로 전부 포장해서 나타나는 것도 일종의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라며 "지금 현 정부 내지 현 정권을 공격하려는 한 가지 목적에서 계속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도 의혹을 제기했다.


'친한계' 장동혁 "공관위에서 논의한 바 없다... 정치적으로 문제 될 여지"

지난 총선 당시 사무총장을 맡았던 장동혁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당 보도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천관리위원회 10명이 모여서 회의할 때는, 예를 들면 '누가 누구와 관련이 있다'든지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든지 '이렇기 때문에 공천을 해야 된다'라고 할 때 그런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된 바가 없다"라며 "그것만은 저는 확실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천관리위원회 논의 당시 김건희 여사의 배경이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는 취지이다.

장 의원은 "회의록도 다 있다"라며 "우리들이 세워놓았던 기준에 맞추어서 '이 분은 이런 점이 있어서 공천해야 된다'라든지 '이 분은 이런 점이 있기 때문에 공천에서 배제돼야 된다'고 이야기를 했지, 예를 들면 '이게 누구로부터 나는 이런 걸 받았기 때문에 공천' 그런 논의들이 공식적으로 있지는 않았다"라고 부연했다.

판사 출신인 그는 지금 불거지고 있는 공천 개입 논란에 대해 "공천개입에 있어서 법률적으로 판단할 것인지, 정치적으로 판단할 부분인지 저는 나눠야 된다"라며, 법률적인 문제는 "공천에 반영됐다고 하는 것을 결과까지를 전제"한다고 해석했다. "법률적으로는 좀 더 다른 측면에서 검토해야 된다"라는 것.

다만 "반영이 됐든 안 됐든 '그런 이야기 자체를 주고받는 것 자체가 적절하냐, 아니냐'라고 하는 거는 정치적인 문제"라며 "문제가 될 여지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제대로 수사해서 국민적 의혹 풀어줘야"

a 김건희 여사, 윤 대통령과 체코 방문 마치고 귀국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윤 대통령과 체코 방문 마치고 귀국 윤석열 대통령의 체코 방문에 동행했던 김건희 여사가 22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 연합뉴스


수사 필요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의혹을 가지게 되면 여기에 대해서 저는 제대로 수사가 돼서 명백하게 아무런 의심을 가지지 않을 수 있는 정도 수준까지 다 밝혀야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늉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들어가야 되느냐'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라며 "그래서 이런 경우에도 정말 필요하다면 제대로 수사해서 명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런 일이 있었다, 없었다' 이런 것들은 국민적인 의혹들을 풀어줘야 되는 게 국가가 해야 되는 일 아니겠느냐?"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와 본인의 단일화 논의에서 명태균씨가 '메신저'를 자처하며 역할을 했다는 JTBC 보도에 대해 "제가 대선 기간 동안 그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라고 답했다. "최진석 그 당시에 선거대책위원장께서 만났다고 그러시더라. 저는 (두 사람이 만났다는) 그 이야기를 전혀 전달 못 받았다"라는 것.

한편, 당사자인 김대남 전 행정관은 <서울의소리> 보도 전 변호인을 통해 "의도적으로 공천과 관련된 허위 사실을 전달했다"라며 "김 전 행정관은 당시 경선 후보 중 1인에 불과하여, <서울의소리> 측이 주장하는 공천 관련 사실들을 알지도 못했고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지도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특히 "<서울의소리>가 과거부터 윤석열 정부와 관련된 허위 보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갔던 점에 착안하여 <서울의소리> 관계자들의 악의성을 입증하고자 했다"라며 "어제 <서울의소리>가 게재한 영상과 오늘 예고영상을 통해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보도하고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을 모욕하는 <서울의소리> 행태가 다시 한번 밝혀졌다"라며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김건희 #이철규 #김재원 #장동혁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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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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