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놋다리밟기아빠들이 어깨를 대고 엎드리면 그 위를 아이들이 엄마들의 손을 잡고 걸어갑니다. 아이들은 왕이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하네요.
참나무어린이집
느슨하면서도 필요에 따라, 만났다 흩어지는 스타일입니다. 같은 동네가 아니어도 차로 오갈 수 있는 거리면 가능합니다. 동 단위를 넘어, 구를 넘어서도 왔다갔다 합니다. 한강을 건너서 오는 가정도 있어요. 당연히 어린이집 등하원을 차로 하는 부모들이 많습니다.
함께 어울려 다같이 노는 재미가 여기서는 가능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하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망구, 딱지치기, 곤충 잡기 등을 합니다. 세상은 많이도 변했는데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하다보면, 저도 처음에는 기억이 안 나서 잘 하지를 못합니다. 그런데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옛날 기억이 떠 오릅니다. 결국에는 신이 나서 날 뛰다보면 그런 제 모습에 저도 또 놀랍니다.
그래 나도 이런 놀이를 할 줄 알았지, 먹고 사느라 이런 것들을 까먹고 살았나 싶어요. '노는 게 제일 좋아'란 뽀로로의 말처럼, 정말 노는 게 제일 좋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아빠들이 숨겨져 왔던 놀이 본능을 발휘합니다. 어디에 가면 반딧불이를 볼 수 있다, 어디 계곡이 재밌다더라, 이번주는 자전거를 타러가자. 서로 일정을 맞춰가면서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육아를 해결하러 갑니다.
지난 8월에는 '아빠+아이들'로 이뤄진 일곱 가정이 2박 3일 여행도 갔다왔습니다. 밥 해먹이고 놀고, 재우고 여럿이 다같이 하다보니 육아의 고단함은 잊었습니다. 기록 차원에서 남긴 '아빠 여행' 영상이 인스타에서 20만의 조회수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희 어린이집은 단체 MT도 갑니다. 1년에 한번, 어린이집 부모와 아이들, 선생님들까지 1박2일 일정입니다. 부모들이 단체 줄넘기도 하고, 아이들은 신발을 멀리 차봅니다. 아빠들이 서로 어깨를 겯어서 놋다리를 만듭니다.
그 위를 아이들이 엄마들 손을 잡고 한 발 한 발 건너갑니다. 아이들이 제 등을 밟을 때 마다 쿵쿵 고통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나중에 아이들의 사진을 보면, 세상 다 가진 기분처럼 웃고 있습니다. 내가 여기 왕이 된 것처럼요. 허리가 아파도, 하고 나면 정말 뿌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