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 료칸 요시노온천탕, 조식제공이 되는 숙소로 인테리어가 멋지다.
정세진
이토에 예약해둔 숙소로 이동했다. 아타미에서 기차로 대략 20~30분이 걸린다. 여행 전 료칸을 물색하며 일본 사이트인 '자란넷(
https://www.jalan.net/kr/japan_hotels_ryokan/)'을 처음 이용해봤다.
우리는 일단 노천탕이 있는지, 식사가 나오는지를 일단 기준으로 삼았다. 괜찮은 료칸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게, 가격과 음식 등 다른 조건이 만족스럽더라도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곳이 많기 때문이다.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렌터카로 알아서 찾아 가야 한다.
영어가 전혀 안 통하는 숙소가 많다는 것도 난감한 점이다. 결국 여행 목적이 관건인데 '온천'을 꼭 가야 하는 게 아니라면 대도시에도 고풍스럽게 꾸며 놓은 료칸들이 많다. 시내에 온천이 없는 교토가 대표적이다. 그밖에 요리가 맛있는지, 잠자리가 편한지 등 본인이 우선시하는 요소를 고려해 숙소를 정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아무튼 이토에서 1박 하기로 정한 요시노는 한국인 후기가 없어서 왠지 불안했었다. 경험상 부킹닷컴 같은 곳에서 리뷰를 볼 때 나름 신뢰할 만한 기준은 한국인이 쓴 후기다. 대체로 서구권 여행객들은 타 지역, 특히 아시아 숙소에 대해 '쓸데없이' 평이 후한 경우가 많아서다.
다행히도 이곳 요시노 사장님은 영어에 매우 능통했고 우리가 위치를 못 찾자 직접 마중을 나와 주셨다. 다다미가 깔린 객실도 꽤 널찍하고 청결했다. 한숨 돌린 우리는 일단 짐을 풀고 온천욕을 하기로 했다.
요시노의 대욕장은 두 곳으로 하나는 2층에 자리 잡은 암반 온천탕, 또 하나는 4층 옥상에 있는 노천탕이었다. 일정 시간이 되면 남탕과 여탕이 바뀐다(확인은 못해봤으나, 썰에 따르면 음기와 양기를 적절히 순환시키기 위해서란다).
작은 바위를 타일처럼 쌓아 만든 암반탕이 좀 더 뜨거운 느낌이다. 바닥에 다다미를 깐 노천탕은 유리문을 열고 나가면 있다. 바다가 보이지는 않지만 해풍을 맞으며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절로 몸이 노곤해진다. 생각보다 오랜 시간 온천욕을 하고 나서 나는 꿀잠에 빠져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