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변에 있는 공원, 연못과 우거진 숲이 장관이다.
문운주
서호는 중국 저장성 항저우 시 시가구역 서쪽에 있는 호수다. 중국 국가 5A급 풍경 명승구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담수호다. 3개의 제방인 소제, 백제, 양공제로 나뉘어 있다. 2000여 년 전 첸탄강의 일부였다가 진흙과 모래가 쌓여 우산과 보석산을 막아 형성되었다.
당나라 덕종 정원(785-804) 백거이가 항저우 자사로 임명되어 무너진 제방이 농사를 망치는 것을 보고 제방공사를 다시 하였다. 이것이 지금의 백제(白堤)다. 2백 년 후 송나라 철종 원우(1086-1094) 때 소식(소동파)이 호수 바닥에 침전된 진흙을 모두 파내 축조한 것이 소제(蘇堤)다. 성을 따서 이름 지어졌다.
오후 3시, 소제에 있는 선착장에서 유람선에 올랐다. 선내는 중국어 안내방송과 가이드 한국말이 뒤덤벅 되어 귀가 먹먹하다. 가이드 옆에 바짝 붙었다. 호수의 조성, 제방 축조, 뇌봉탑의 전설인 백사전 등 이어지는 스토리 텔링이 흥미롭다.
서호는 호수 둘레가 15km로, 그 주위에는 크고 작은 18개의 공원이 있다. 소동파가 축조한 제방인 소제는 서호에서 가장 긴 제방이다. 쑤디 춘샤오(苏堤春晓)라고 하여 버드나무와 복숭아나무에서 싹이 트고 꽃이 피는 봄의 풍경이 유명하다.
중앙에 있는 샤오잉저우는 섬의 60%가 호수로 상공에서 보면 밭 전(田) 자 형태다고 한다. '호수 안에 섬이 있고 섬안에 호수가 있다'라고 하는 유명한 경관이다. 호수에 세워진 3개의 석등이 바라보이는 싼탄인웨(三潭印月) 또한 절경이다. 새 개의 석등이 켜지면 호수에 비치는 등불 모습이 보름달과 같다는 얘기도 전해져온다.
당나라 백거이와 송나라 소동파의 흔적이 남아있는 서호 유람을 마치고, 항저우의 역사, 문화, 신화 및 전설을 소재로 한 송성가무를 관람했다. 아리랑이 나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인 관광객을 의식해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