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촉사 은진미륵고려시대 최대 석조인 미륵보살로 높이 18m의 거대한 석불은 은진미륵이라고 불리며 37년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김은진
돌아오는 길에 인근의 관촉사에 들렸다. 관촉사는 고려 광종 19년(968) 혜명이 창건한 사찰이다. 이곳에는 고려시대 최대 석조인 미륵보살 입상이 있다. 높이 18m의 거대한 석불은 은진미륵이라고 불리며 37년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한다. 미륵불은 석가모니가 구제하지 못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석가모니가 열반한 후 56억 7천만 년이 지난 뒤에 나타난다는 부처이다.
불상을 완성하고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가 두 명의 동자가 강가에서 흙장난을 하는 모습을 보고서 불상을 세울 수 있었다고 한다. 당시 동자들은 평지에 불상의 아랫부분을 먼저 세운 다음 그 주변에 모래를 높이 쌓아 불상의 가운뎃 부분을 위로 밀어 올리고, 다시 그 주변에 모래를 높이 쌓아 불상의 윗부분을 밀어 올리는 놀이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도 우리나라 아이들의 창의력으로 어른들의 큰 고민을 해결했던가 보다.
사진으로는 봤지만 은진미륵을 실제로 본 건 처음이었다. 거대한 불상의 얼굴이 다정하고 친숙해 보여 놀랐다. 특히 눈동자가 매우 아름다웠다. 검은 빛 눈동자에 파란 하늘이 떠도는 듯했고 우주가 펼쳐지는 듯했다. 순간 오늘 필자가 품고 있던 의문의 해답의 일부를 찾았다.
어떻게 영혼의 상처를 향기로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 말이다. 답은 바로 '감동'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굳었던 마음과 떨어지지 않던 근심을 오늘 나는 감동으로 떨쳐낼 수 있었다. 무언가에 감동하는 순간 마음을 누르던 부러움과 시기심, 억울한 마음, 걱정과 욕심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돈으로 쾌락과 즐거움은 살 수 있다. 하지만 감동은 사람과 자연 속에서 사유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은진미륵의 신비로운 눈동자를 가슴 깊이 새기고 돌아왔다.
김홍신 문학관(논산시 중앙로 146-23)은 평일 10:00~18:00까지 운영되며 무료 입장이다.(매주 공휴일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 논산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버스가 많고 승차 후 약 20분이면 도착한다.
올 가을 논산을 방문하여 황금빛 가을 들녘 가운데 펼쳐진 문학의 향기에 빠져보면 어떨까. 가까운 관촉사 은진미륵의 신비로운 눈도 꼭 만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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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상처를 향기로 바꾸려면... 답을 찾아 떠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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