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노동당사 앞 조형물철원군 측이 설치한 해당 조형물은 실시간으로 남북이 분단된 기간을 시, 분, 초로 나타내고 있다.
전대호
혹자는 이 공간에 굳이 철원 노동당사라는 소재를 들고 나와 과거 북한의 만행을 적는 필자를 보고 '강성 우파'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우리가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어내고 이를 위해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신을 받들어 북한 측과 끊임없이 대화해야 하는 것은 온당하다. 그 곳엔 여전히 대한민국 국민들의 헤어진 가족이 살고 있다.
그러나 평화를 지향한다는 명목 하에 북한 정권의 계속되는 도발과 과거 북한군이 당시 대한민국에 저질렀던 만행들을 외면하거나 잊어선 안 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강한 군사력과 전쟁에 대한 경각심이 한반도 평화통일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 불가결한 요건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고 김대중과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 모두 보수우파 측에서 '종북좌파', '빨갱이'라는 일종의 프레임과 모욕적인 언사까지 들으면서 북한과 협력과 대화를 강조했지만, 동시에 북한의 도발 앞에선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국민의 정부가 '햇볕정책'을 내세웠던 동시에, 국가정보원은 '고당 계획'이라는 북한 정권 붕괴 이후 상황에 대한 세부적인 대책을 마련했다는 점은 이미 언론보도로 대중에게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며 웃고는 있었지만,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책무 역시 망각하지는 않고 있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포용 정책의 효용성이 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며 대남 도발에 대해 결코 유약한 제스처를 취하지 않았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이러한 회의감은 임기 말 성사된 정상회담으로 보아 어느 정도 씻겨 내려갔음을 이해할 수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임기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사격 훈련을 지시하였고,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추진한 점에서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북한에 대해 '할 말은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담으로 필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감시초소(GP)에서 군 복무를 했었다. 여러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극우 보수 지지층에게 '대북 굴복'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북한에 대해 상당히 유화적이었던 시절이었으나, 그 시기에도 군은 결코 대북 감시와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
6.25 전쟁 참상을 보여주는 역사적 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