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성폭력 피해 증언한 최미자씨5.18 성폭력 피해자 최미자씨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5.18 성폭력 피해자 증언대회 '용기와 응답'에서 증언한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남소연
이날 증언대회는 5·18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피해 증언자 모임 '열매'가 주관했고, 국회의원 29명이 공동주최했다. 열매 간사를 맡는 윤경회 전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 조사4과 팀장이 행사의 시작을 알리자 참석자들은 묵념했다.
윤 간사는 "5·18 성폭력은 (정부 차원에서 조사한) 최초의 국가 폭력 인정 사건이고 오늘 이 자리는 그다음을 준비하기 위한 자리"라며 "조사위는 40여 년 전 피해를 본 분들의 치유와 명예 회복, 그리고 배·보상을 위해서 국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권고사항을 내놓았고, 이를 종합보고서에 담아 대통령실과 국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보고한 뒤) 3개월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변화가 없어 국회에 역할을 요구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엔 민형배·박균택·박지원·서미화·서영교·안도걸·이기헌·이재정·전진숙·정준호·정진욱·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은정·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참석했다. 이들이 무대에 오른 뒤 피해자 13명이 박수와 환호를 받으며 무대로 향했다. 피해자들은 스카프를, 국회의원들은 장미 꽃다발을 서로에게 선물했다.
추미애 의원은 "피해자들에게는 성폭력 피해를 다시 거론하는 것이 트라우마지만 우리가 용기를 내어야 앞으로의 성폭력 범죄를 막을 수 있다. 여러분의 용기가 다음 세대의 희망"이라며 "진상규명과 함께 제대로 된 배·보상을 위해 국회가 제 할 일을 하겠다. 오늘 증언대회는 이를 약속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광주 지역 의원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더 일찍 이런 자리를 마련하고, 국가가 얼마나 잔인한 폭력을 자행했는지 알고 대처해야 했는데 너무 늦게 자리를 마련해 정말 죄송하다"면서 "현재 광주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5.18유공자법에 성폭력 피해자를 포함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작은 위로라도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스카프·장미꽃 주고 받은 피해자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