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지방 권력이 '단식'? "최민호 시장은 의회와 협치하라"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8일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삭감 반발 '단식 최민호 시장' 유감 표명

등록 2024.10.08 11:38수정 2024.10.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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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최민호 세종시장이 6일 오후 3시 시청 서편 광장 앞 천막 앞에서 단식을 시작하며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천막에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는 시민과의 약속입니다.'라는 천 글씨를 내걸었다.

최민호 세종시장이 6일 오후 3시 시청 서편 광장 앞 천막 앞에서 단식을 시작하며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천막에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는 시민과의 약속입니다.'라는 천 글씨를 내걸었다. ⓒ 세종시


세종시 시민사회단체들이 시의회의 국제정원도시 박람회 예산 삭감에 반발해 단식을 벌이는 최민호 세종시장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10일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국제 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구성에 필요한 14억5000만원의 예산 등을 삭감한 바 있는 "시의회가 공정하고 책임감 있는 예산집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손을 들어줬다.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는 8일 성명을 내고 "최민호 시장은 시의회의 결정에 협력하고, 시민을 위한 진정한 협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사)세종YMCA, 세종환경운동연합, (사)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사)세종여성,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 참교육학부모회세종지부, 세종통일을만드는사람들, 장남들보전시민모임 등의 연대체로 이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

연대회의는 우선 "단식은 약자의 최후 수단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도 안 될 때 마지막 최후의 저항"이라면서 "지방정부에서 시장은 막강한 행정권을 가지고 있는 강자이기에 그 권력을 견제하고 감시하라고 의회라는 장치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대회의는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민호 시장이 약자의 도구이고 최후의 수단인 단식을 감행할 정도로 이렇게 사활을 거는 이유는 무엇인지, 총사업비 384억원 박람회와 6억원 축제 예산에 대해 의회와 세종시민 다수의 공감을 얻기 위해 역할을 다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얼마전 최민호 시장이 배포한 호소문으로도 여전히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연구 용역 결과의 미흡함, 재정난 속에서 민생예산 우선순위 문제, 정확하지 않은 박람회 방문객 추산과 비용, 정치행정수도를 지향하는 세종시에 유리한 행사인지 등에 대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간의 세종시정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민선4기 최민호 시장은 지난 2년간 대화와 협치를 해왔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인사청문회 도입이나 매년 예산 수립과 평가 등에서 시민 그리고 의회와의 협치는 없었다. 시민주권회의는 형식적 운영으로 기능이 축소되었고 주민자치회는 퇴보했다. 대화보다는 비난이 우선이었고 설득보다는 보여주기식이 먼저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시민과 의회를 설득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단식이라는 극한 대치로는 시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

연대회의는 "지금 문제는 세종시 예산을 두고 시와 의회가 아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대당 갈등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면서 "세종시와 의회는 상호 갈등이 아닌, 시민의 삶을 우선하는 책임 있는 행정과 의정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지난달 10일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는 국제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을 삭감했지만, 최 시장은 3일 뒤인 13일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며 재상정했다. 최 시장은 지난 6일부터 시의회의 예산안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국민의힘 세종시당은 8일 오후 단식장 앞에서 삭발식을 한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일에 열리는 제93회 임시회 1차 본회의의 안건인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2024 세종 빛축제' 추경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세종시는 현재 응급 의료 지원, 어린이집 급식, 청년 고용 및 주거 지원, 취약 계층 보호, 실업 지원, 노인복지, 소상공인 지원 등 시민의 삶과 직결된 핵심 예산들이 줄줄이 삭감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 여부마저 불투명한 행사성 사업을 앞세워 시 재정을 낭비하는 것은 세종시민의 안전과 복지를 지켜나가야 할 시의회가 갈등이 두렵다 하여 무조건 찬성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종시 #국제정원박람회 #최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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