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민단체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회’ 회원이 11일 도쿄 미쓰비시중공업 앞에서 열린 '금요행동'에 참여해 시민들에게 선전물을 나눠주고 있다. 2024. 10. 11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음악인들은 이날 일본의 양심들이 개최한 540회 금요행동에 동참했다. 음악인들은 미쓰비시중공업 본사 앞 거리에서 낮 12시부터 약 50분간 연주를 했다. '쉰들러리스트', '가브리엘의 오보에', '내 영혼 바람되어', '올드 랭 사인', '마이웨이'의 선율이 도쿄 거리에 울려 퍼졌다. '금요행동'의 상징곡이 된 '파이팅 힘을 내고' 등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으면서도 일본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곡도 연주했다. 공연의 시작과 끝은 '아리랑'을 택했다.
광주·전남 음악인들이 도쿄 '금요행동'에 참가해 힘을 보탤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난 2월 광주에서 진행된 연극 '봉선화Ⅲ' 공연이 계기가 됐다. '라르브르 앙상블'을 이끌고 있는 김수연 대표는 연극 '봉선화'를 통해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의 오랜 싸움의 한 축에 일본 시민단체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일본의 양심적 시민들이 미쓰비시의 대답 없는 메아리에도, 17년째 '금요행동'을 통해 회사 측의 반성을 촉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함께 고마움을 느꼈다는 것이다.
김수연 대표는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봉선화 광주공연 관람 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해왔다. 저희가 직접 도쿄 금요행동에 참가해 힘을 보태겠다"며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이어 일본 시민단체 '나고야소송지원회'와 조율 끝에 날짜가 정해졌다. 이날 공연에 참가한 연주자들은 바이올린 김수연·강연·윤은빈·김지윤, 첼로 김도영, 플롯 조다윤, 클라리넷 김지영씨 등 7명이다. 일본 왕복 항공료와 체류비 등 모든 비용은 연주자들 스스로 부담했다.
이번 도쿄 공연을 추진한 라르브르앙상블 김수연 대표는 "뜻깊고 의로운 활동에 음악인들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탤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다"며 "제가 '봉선화' 연극 공연을 보고 자극을 받았던 것처럼, 우리의 작은 날개 짓이 아직 이 사안을 잘 모르는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