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높아지는데 안심시키는 정부가 없다

[이성윤의 MZ정치칼럼] 전쟁 불안증 부추기는 정부와 정치인

등록 2024.10.15 09:34수정 2024.10.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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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남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9일부터 완전히 끊고 '남쪽 국경'을 완전히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사진은 이날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 초소
북한이 남측과 연결되는 도로·철도를 9일부터 완전히 끊고 '남쪽 국경'을 완전히 차단·봉쇄하는 요새화 공사를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는 보도문을 통해 "9일부터 대한민국과 연결된 우리측 지역의 도로와 철길을 완전히 끊어버리고 견고한 방어축성물들로 요새화하는 공사가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사진은 이날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 초소연합뉴스

한국 전쟁 이후 70여 년 만에 한반도에 전쟁의 기운이 돌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지난 7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1950년 한국전쟁 이후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전문가의 분석이 아니더라도 실시간으로 날아드는 북한의 오물풍선과 북한이 국경선 인근 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다는 뉴스만 봐도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아이들도 체감할 정도다.

한반도의 정세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북한에선 한국 무인기가 평양에 침투해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평양에서 무인기가 다시 발견되면 끔찍한 참변이 일어날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부는 왜 국민을 안심시키지 않을까

평양 무인기 침투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두 가지 가설을 세웠다. 먼저 신원식 대통령실 국아안보실장은 북한의 주장에 대해 "북한 내부 통제용이며 오히려 북한 내부가 흔들린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주장이 사실인지는 국익 차원에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무인기를 평양에 침투시켰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북한 내부에서 할 수도 있다"라며 자작극 가능성도 열어 놨다. 그러나 1시간 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바꾸면서 정부와 국방부는 지금까지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가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사이 북한에선 참변이 일어날 것이라며 강압적인 태도로 나오면서 결국 불안은 국민의 몫이 되어버렸다.

남북 갈등 속 고기잡이하는 중국 어선들 북한이 남한 무인기의 평양 추가 침투 가능성에 대응한다며 인민군 총참모부 지시로 국경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한 가운데 1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긴작시 해안과 북한 황해도 갈도 사이에서 중국 어선이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
남북 갈등 속 고기잡이하는 중국 어선들북한이 남한 무인기의 평양 추가 침투 가능성에 대응한다며 인민군 총참모부 지시로 국경 부근 포병부대들에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한 가운데 14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 긴작시 해안과 북한 황해도 갈도 사이에서 중국 어선이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무인기를 보냈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정부가 실제로 무인기를 보냈고 이를 구실로 계엄령 명분을 가지려는 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는지, 아니면 북한에서의 자작극인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국민을 안심시키는 일이다. 대통령실의 말처럼 우리 정부가 보내지 않았다면 이를 밝히고 국민을 안심시키면 그만일 것을 모호한 입장으로 되려 불안만 더 키우는 지금의 상황을 납득하기 어렵다. 아무리 국익 차원이라지만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보다 더 큰 국익이 있을까?

정치인들이 전쟁 부추기고, 피는 청년들이


14일 오전 성일종(국민의힘) 국방위원장이 경기도 광주시에 위치한 특전사 대테러 훈련장을 방문해 특전사 저격수용 소총을 견착한 뒤 조준하고 있는 모습을 연출했다.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국회 국방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총을 들고 조준하고 있는 모습에 기가 찼다.

성 위원장은 정말 전쟁이라도 치러보겠다는 걸까. 평소 같은 시기도 아닌 지금과 같은 시점에 총을 든 연출 사진은 북한을 도발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히기도 한다. 지금 최전방에서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는 청년들은 순간 순간이 긴장되고 있을 것이다.

북한은 국경선 인근 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명령을 내렸고,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를 폭파해 남북 육로를 완전히 단절시키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국민을 안심시켜야 할 정부는 되려 불안감을 더 키우고,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켜야 하는 정치인은 총을 잡고 우쭐거린다.

이것이 과연 정부와 정치인이 국민과 국익을 위하는 일이 맞을까. 정부의 모호함과 정치인의 허세에 국민과 청년 장병들의 불안만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덧붙이는 글 글쓴이 이성윤씨는 미래당 전 서울시당 대표로, '정치권 세대교체'와 청년의 목소리가 의회에 반영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2016년 12월 청년정당 미래당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공동대표를 맡았습니다. 현재는 정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고민하며 'MZ정치칼럼'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전쟁 #북한무인기 #북한오물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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