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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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을까?
어떤 날은 남편과 나를 닮은 아기가 뒤뚱뒤뚱 걸어 다닌다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얼마 전 출산한 지인은 아이가 생기니 '모두 누군가의 아기였겠구나' 하는 생각에, 세상을 달리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평균적인 노산의 나이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도 100프로 내 마음을 확정 짓지 못했다. 90퍼센트 정도는 딩크인데, 10프로의 마음이 혹시 '후회하면 어쩌지' 하며 망설이고 있다. 실제로 많은 딩크부부들이 난자나 배아냉동을 고려하는 이유도 이런 마음에서 기인 된 것이 아닐까.
아이를 낳으면 불행해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부부는 심지어 아이를 좋아한다. 아이를 낳은 친한 부부와 주기적으로 여행도 가고, 아이의 존재가 주는, 생각지 못한 감동이 많다는 것을 안다. 주어진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는 타입이라, 낳든 안 낳든 나는 그 삶에 최선을 다해서 살 것이다.
아이를 낳아서 얻는 행복은 낳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고, 당연히 힘듦 뒤에 표현할 수 없는 많은 행복이 따르겠지만, 남들이 말하는 그 행복이 과연 나의 것일까 하는 고민이 갈 수록 커져 가는 것 일뿐.
고민할 수 있는 권리
'낳음'을 정답으로 제시하는 세상에서 살다 보면, 그 답에 대한 의문을 갖는 것조차 차단당하기 쉽다. 자신이 아이를 낳고 싶은지 아닌지 고민하는 여성을 향해 '고민되면 일단 낳아야지'라고 던지는 말들은 그 두리번거림을 당장 멈추라는 뜻이다.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어서 '순리'를 따르라는 것이다…하지만 나는 오히려 '100퍼센트 확신'보다 이 흔들림에 관한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자라면 운 좋게도, 남들의 이야기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낳음'에 대해 잠시도 두리번거리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갈 수 있다면 그것대로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여성들도 충분한 시간을 들여 자신을 직시하고 고민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 <엄마는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최지은 지음
인생에서 100프로 확신을 가지고 하는 일이 몇 가지나 될까. 누군가는 그렇기 때문에 그냥 낳아 보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선생님, 아이는 환불이 안 되는 걸요? 딩크를 결심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쉬운 마음으로 그런 결정을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충분히 고민할 권리가 있다.
그룹 'XMZ 여자들'은 세대간의 어긋남과 연결 그리고 공감을 목표로 사소하지만 멈칫하게 만드는 순간을 글로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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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을까 말까? 6년차 부부의 아이 고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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