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 설계도점 하나 당 1cm 단위인 점자 60개를 표현할 수 있는 점자 모듈을 3D프린터로 설계하였다.
김다연
서보모터(범용 기계와 비교해 보면 핸들을 돌리는 손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머리에 해당되는 정보처리회로(CPU)의 명령에 따라 공작기계 테이블 등을 움직이게 하는 모터)와 낚싯줄을 이용해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점자정보단말기를 만들었더니 전체 비용이 크게 줄었다.
부품 역시 3D 프린터로 맞춤 설계해, 기존의 금속 대신 가벼운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이로써 더 간단하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었고, 필요할 때마다 쉽게 부품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렇게 해서 저렴한 25만 원짜리 점자정보단말기를 만들 수 있었다. 제작 과정도 단순해져 더 많은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점자는 한 칸에 6개의 점으로 다양한 글자나 기호를 표현하는 체계다. 알파벳, 숫자, 특수기호, 심지어 한글까지, 점의 조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낼 수 있다. 내 점자정보단말기는 현재 한글, 영어, 숫자, 특수문자를 지원하고 있지만, 여기에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독일어나 프랑스어처럼 동일한 6점 체계를 사용하는 언어들도 추가해, 외국어 학습을 원하는 시각장애인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점자 도서 제작의 어려움도 해결하고자 했다. 기존 점자 도서는 제작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이 든다. 한 권을 만들기 위해선 약 두 달이 소요되며, 수작업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시각장애인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때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나는 시각장애인들이 별도로 점자 도서를 구입하거나 기다릴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 이유로 직접 개발한 점자정보단말기는 OCR(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기술과 결합해, 어떤 책이든 그 자리에서 실시간으로 텍스트를 점자로 변환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잡지나 책을 점자정보단말기 위에 올리면, OCR 기술이 텍스트를 인식해 점자로 빠르게 변환해 준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은 다양한 인쇄물을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으며 점자 도서 제작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