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내소사 전나무 숲길
이완우
내소사 일주문을 지나면 천왕문 앞 피안교에 이르기까지 600여m의 전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이 전나무 숲은 400여 년 전에 이곳 사찰을 중건할 때 목재를 사용하기 위하여 조성하였다고 한다. 이곳 전나무 숲 갈림길에서 관음봉까지 1.3km, 직소폭포 3.6km의 산길이 이어진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에서 부안 최용현 문화관광해설사가 관광객들에게 안내하였다. 예전에는 이곳 석포리(石浦里)의 내소사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는데, 간척하여 해안선이 단조롭게 되고 내소사가 바닷가에서 제법 떨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최용현 해설사가 모여든 관광객들에게 눈을 감고 바다의 파도 소리를 들어보자고 하였다. 그는 파도 소리를 낼 수 있는 작은 북을 흔들어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거친 바다의 파도 소리를 만들어 냈다. 전나무 숲에서 숲 향기를 담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바다의 파도 소리를 듣자니 신선한 체험이었다.
전나무 숲에 해안당(海眼堂) 대종사 행적비가 있었다. 이곳 지명 석포리에 물가와 포구를 의미하는 '포(浦)' 자가 있고, 스님 당호에 바다 '해(海)' 자가 있어서, 내소사 전나무 숲에서 듣는 바다의 파도 소리는 잘 어울리는 소재가 되었다.
전나무 숲이 끝나가는 지점에 드라마 <대장금>(大長今)의 촬영 장소였음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었다. 장금이 연못에 돌을 던지는 모습의 사진은 숲 향기 가득한 전나무 숲길의 고즈넉한 운치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