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입장권남편과 영화 입장권 2장을 받았다.
유영숙
홍대입구역 4번 출구에 있다고 했는데 둘러보아도 영화관 간판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에 있는 젊은 사람들에게 물어보아도 모른다고 했다. 다행히 친절한 젊은 여자분이 길 찾기로 알려주어서 겨우 찾았다. 바로 앞에 두고도 못 찾았다. 어찌나 고마운지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영화관으로 갔다. 우리 사회는 아직 친절한 사람이 많다는 생각에 마음이 훈훈해졌다.
<괜찮아, 앨리스> 영화 제목을 보며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동화 <이상한 나라 앨리스>가 생각났다. 일곱 살 소녀 앨리스가 토끼 굴을 타고 떨어져 도착한 이상한 나라에서 겪는 다양한 모험은 나를 모험 속으로 빠지게 했었다. 그래서인지 영화가 더 기대되었다.
"아들아, 사랑한다" 편지 낭독을 들으며
<괜찮아, 앨리스>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각자 다른 이유로 학업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서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는 여름이, 늘봄이, 나쵸, 하름이 이야기다. 이곳에서는 모두 별칭으로 지낸다.
누구는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누구는 부모와의 갈등으로, 누구는 교우 관계의 문제로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1년 동안 보내며 자신을 찾고 회복되는 과정을 보며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곳이 있다는 것에 위로가 되었다.
영화를 보며 우리 집은 자녀가 다 커서 성인이 되었는데도 선생님이었던 나인지라 많은 공감이 되었다. 학부모 방문의 날에 강압적인 아버지 때문에 힘들어했던 나초 학생의 아버지가 읽어 주는 편지에 관람객 대부분이 훌쩍거렸다. 옆에서 영화를 관람하던 남편도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나초야, 아버지가 사랑한다."
"나초야, 앞으로도 아버지가 너를 사랑할 거다."
처음으로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며 아버지도 울었고, 아들도 우느라 얼굴을 들지 못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영화가 끝났다. 학생들이 '꿈틀리 인생학교'에서 자연과 더불어 본인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며 아픔이 치유되고 행복을 찾아가는 특별한 여정을 보며 '이런 학교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 교육, 이대로 괜찮을까?
시사회에는 '꿈틀리 인생학교'를 설립한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님께서 나오셔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행복 지수 세계 1위인 덴마크를 스무 번 넘게 방문하며 덴마크의 애프터스쿨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어 학교를 설립했다고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