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황의 '김생굴'문운주
총명수를 거쳐서 어풍대에 이르렀다. 청량산의 여러 봉우리와 연꽃 꽃술에 자리한 청량사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어풍대는 내청랑과 외청량의 요충지대다. 잠시 눈아래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광을 조망하고 김생굴로 발길을 옮겼다.
경일봉 아래에 있는 김생굴은 통일신라 시대 명필가 김생이 글씨를 연마하던 장소다. 김생은 이 굴 앞에 암자를 짓고 10여 년 간 글씨 공부를 하여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청량산의 모습을 본뜬 자신만의 독특한 서체인 김생필법을 완성했다.
김생굴에서 청량정사로 내려가는 길은 급 경사라 스릴도 느껴진다. 청량정사는 송재 이우(1469∼1517)가 조카인 온계와 퇴계, 조효연 등을 가르치던 건물이다. 그 뒤 퇴계 이황이 이곳에 머물며 성리학을 공부하고 후진을 양성하였다.
이황(1501∼1570)은 여기서 '도산십이곡'을 지었다. 건물은 전면 5칸·측면 1칸 반 규모다. 청량사와 청량정사는 불교와 유교 문화가 어우러진 현장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불교의 깨달음과 유교의 학문적 사색이 함께 공존하고 있다고 할까.
청량산의 거대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열두 봉우리 아래에 있는 청량사는 연화봉 기슭 한가운데 연꽃처럼 둘러쳐진 꽃술자리에 위치한다. 쇠락한 사찰을 1986년 다시 일궜다. 좌 금탑봉, 우 연화봉과 5층석탑이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어낸다.
정상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번 트레킹을 통해 김생, 최치원, 이황, 권성구 등 선인이 남기고 간 흔적들을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이황의 '김생굴', 권성구의 '유청량산록' 등을 통해 알게 된 청량산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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