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이 제작한 '후쿠시마 오염수 10가지 괴담' 카드뉴스 자료
국무조정실
정부가 말하는 그 '괴담'이란 게 궁금했다.
삼중수소는 빗물이나 바닷물, 수돗물 등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는 것으로 그리 위험하지 않은데 괴담은 그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연계 삼중수소 중 극히 일부만 지구가 탄생하면서 존재한 것이다. 현재 자연환경에 있는 삼중수소 대부분은 핵무기 보유국이 행한 대기권 핵실험의 잔존물이거나 핵발전소와 재처리공장에서 배출된 환경오염 물질이다. 자연계에 존재하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는 건 정서적 접근이지 사실이 아니다. 그 자연계 자체가 인간에 의해 오염되어 있는 상태다.
환경 중에 방출해도 무한히 희석되어 가기에 농축이나 생물 농축이 되지 않는데, 괴담은 이를 무시한다고 한다.
희석되는 건 틀린 말이 아니다. 바다에 버렸으니 바닷물과 섞여서 희석되는 건 당연하다. 그래도 방사성 물질이 절로 사라지는 건 아니다. 총량이 줄어드는 게 아니다. 희석된다는 건 방사성 물질이 인간을 만날 확률이 줄어든다는 의미일 뿐이다. 즉 내가 만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이지, 나 말고 누군가는 만나게 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괜찮으니 상관없다는 이야기인가?
방출되는 오염수 내 방사성 물질은 삼중수소밖에 없는데 괴담은 이를 왜곡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지금 방출되는 오염수는 '삼중수소와 그 외 방사성 물질이 섞인 물'이다. 삼중수소만이 아니라 세슘이나 스트론튬이란 방사성 물질이 남아 있다. 일본 정부도 이를 인정하지만 삼중수소 이외 다른 방사성 물질은 일본 정부가 설정한 기준치 이하라 문제없다고 한다. 이게 언론을 통해 퍼지면서 "삼중수소 이외 다른 방사성 물질은 없다"로 둔갑했다. 우리는 일본 정부가 설정한 그 기준에 대해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
원전에서 나오는 해양 배수는 전 세계적으로 하고 있는데 괴담은 이를 물고 늘어진다고 한다.
사고를 일으키지 않은 원자로를 '건전로' 또는 '정상로'라 한다. 후쿠시마 제1원전처럼 사고가 난 원자로는 '사고로'라 한다. 세계 원전 중 '사고로'에서 해양 방출을 하는 원전은 후쿠시마 제1원전밖에 없다. 건전로에서도 핵연료에 접촉한 물은 절대 바다에 버리지 않는다. 핵연료에 접촉되지 않은 온배수만 바다나 하천에 흘려보낸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경우 원자로 3개가 붕괴돼 연료봉이 녹아내려 밑바닥에 붙어 있다. 인간이 가까이 가면 죽을 정도의 고선량 방사선을 낸다. 여기에 물을 부어 식혀 내고 다핵종제거설비(ALPS)라는 장치를 통과시킨 물을 지금 바다에 방출하고 있다.
안전 기준 이내로 관리하고 있어서 인체에 무해한데 괴담은 딴소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ALPS를 통과한 물은 수돗물 기준보다 낮기 때문에 마셔도 괜찮다고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주장한다. 이를 우리 정부도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오염수가 향하는 곳은 인간이 아니라 해양이다. 해양은 복잡한 생태계다. 인간에게 해롭지 않다고 해서 바다에 해롭지 않다고 하는 건 논리의 비약이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는 보통 생활의 범위 내에서 인간이 흡입해도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다. 그렇지만 대기 중에 축적된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가져오고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