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뭇국
서희연
수능 시험일엔 보통 오전 8시 10분까지 입실해 오후 5시를 전후로 퇴실하다 보니, 도시락 하나만으로는 아이들이 허기질 수 있다. 다만 배불리 먹으면 오후 시험시간에 졸릴까 싶어 배불리 먹으려 하지 않는 아이들도 있어, 대체 음식이 필요하다. 그럴 때 간식이나 휴대가 간편한 초콜릿을 챙겨주면 요긴하다.
쉬는 시간에 틈틈이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고 당을 끌어올 수 있어 아이들이 선호한다. 긴장도가 높은 날이기 때문에, 도시락 대신 물과 초콜릿으로 버티는 아이도 종종 있다고 한다.
과일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아이의 선호하는 과일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넣어주면 된다. 물과 함께 따뜻한 커피나 티를 텀블러에 넣어 가면 수능 도시락 코스 완성이다.
도시락으로 전하는 엄마의 마음
수능 도시락은 단순한 끼니가 아닌 체력 유지와 집중력 향상을 위한 음식이다. 내가 두 아이의 수능 도시락을 준비하며 내린 결론은 '아이가 평소에 선호하는 음식 중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준비하면 된다는 것이다. 아이마다 선호하는 음식이 다르니 다른 사람들이 추천하는 음식을 천편일률적으로 따라 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하나는 명심하는 게 좋다. 자녀가 평소에 즐겨 먹고 좋아하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기름진 음식과 매운 음식은 피해야 한다. 수능날은 평상시와 다르게 소화가 잘 안 되고 배탈이 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올해는 이전과 달리 수능한파가 없을 거라는 예보를 봤다. 어쩌면 긴장할 아이들을 위해 수능 한파가 없길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이 한파를 미리 앞당긴 건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후배들의 수능 응원을 보기 어려워졌다. 코로나 이후 사라진 듯하다. 북적이든 수능 고사장 앞은 조용히 아이들을 응원하고 배웅하는 학부모들의 모습으로 채워졌다.
우리 집 큰아이 수능 때도 온 가족이 함께 교문 앞까지 배웅했었다. 나는 아이를 꼭 안아 등을 토닥여주고 들여보냈다. 뒤돌아 손을 흔들며 들어가는 아이를 보며 안심을 했었다.
다음주에 수능 시험장으로 들어갈 작은 아이에게도, 따뜻한 포옹과 정성스럽게 싼 도시락으로 엄마의 마음을 전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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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미수의 '기분좋게 하라, 행복하게 하라'는 뜻처럼 글을 쓰는 저와 글을 읽는 독자가 행복해지길 바랍니다. 경험하며 느낀 것들을 글로 풀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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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도시락 준비할 때, 이 글 안 보면 후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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