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립 마산박물관 주차장 옆 화단에 있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 마산부윤이 쓴 글씨를 새긴 석물 현장조사.
윤성효
더불어민주당 문순규, 오은옥, 박해정, 이원주 창원시의원은 김영만 열린사회희망연대 고문 등과 함께 5일 현장을 찾아 조사하고 마산박물관에서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영만 고문은 "일제강점기 추산정수장은 창원마산에 생긴 첫 정수장이기는 하나, 당시 수돗물은 조선인보다 일본인들을 위한 시설이었다"라며 "두 석물이 더 돋보이게 전시된 사실을 몰랐는데, 최근에 시민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창원시 문화시설사업소는 해당 석물 전시는 2022년 5월에 계획돼 9월에 완공을 했다고 밝혔었다. 2022년 6월 1일엔 지방선거가 있었다.
이를 거론한 김 고문은 "창원시는 전임 시장 때 계획이 됐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전임 시장은 선거를 앞두고 그해 4월말에 직무가 정지됐고 행정부시장이 직무를 보고 있었다"라며 "누군가 치밀하게 기회를 엿보고 있다가 계획을 세워 추진했던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역사 교훈 취지와 관련해 김 고문은 "마산합포구 월영아파트 앞 공원에 있는 돌다리에는 '선통물(善通物)'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돌판이 있는데, 그 글은 하세가와 요시미치 2대 조선총독이 쓴 것"이라며 "우리가 마산박물관 두 석물을 무조건 없애라는 요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처럼 유독 돋보이게 전시를 할 게 아니라 이전처럼 화단 바닥에 해놓으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석물은 용산공원에 있다가 이곳으로 옮겨 화단에 21년간 있는 동안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처럼 해놓으면 안 된다"라며 "2022년 5~9월 사이 석물을 지금처럼 전시하도록 누가 기획하고 결재를 했는지에 대해 조사해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문순규 시의원은 "일제강점기 잔재물을 무조건 없애라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유독 돋보이게 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라고, 박해정 시의원은 "두 석물을 '금석문'이라고만 부를 게 아니라 '조선총독‧마산부윤의 글씨를 새긴 돌'이라고 해야 의미가 제대로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옥 시의원은 "아픈 과거를 알 필요가 있다. 그런데 해당 전시물을 지지대를 세워서까지 더 잘 보이도록 할 이유가 없다.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이원주 시의원은 "이전에 화단에 누워 있을 때 여러번 본 적이 있다. 지금처럼 돼 있는 것을 보니 깜짝 놀랄 정도다. 시민 의견을 반영해서 해결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함께한 최우영 열린사회희망연대 실장은 "석물은 비를 맞아도 된다. 그런데 지금 형태는 우뚝 세워 놓은 모양새다. 처음 화단에 묻어 글자만 보이도록 해놨던 것처럼 해놓는 게 맞다"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영순 문화시설사업소장은 "2022년 경남도비 예산 지원을 받아 마산박물관 주변에 있던 여러 자료를 정비하면서 야간조명시설을 했던 것이다. 어두운 역사도 알리자는 의미다. 이곳에 추산정수장이 있었던 사실을 알릴 필요가 있다"라며 "마산박물관 운영자문위원회를 열어 논의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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