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11시 국립 인천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인천대 교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 시국선언에는 44명의 교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김철홍 교수 제공
대학가의 윤석열 대통령 하야 촉구 시국선언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국립대로는 처음으로 인천대학교 교수들이 하야 촉구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인천대 교수 44명은 6일 오전 11시 인천대 학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제목은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즉각 하야하라!'다.
교수들은 이 선언문에서 "윤석열 정권은 출범 전부터 부부가 합동으로 국민과 나라를 힘들게 한 특이한 정권"이라고 못 박으며 "단순한 국정농단을 넘어 주가조작, 명품백 수수, 각종 관급공사와 관련된 불법과 부정 의혹, 온갖 의전 실수와 망신살이 멈출 줄 모르고, 그 내용과 수준 또한 치졸하고 저급하기 이를 데 없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이 모든 의혹과 범죄 행위보다 더 심각한 것은, 증거와 정황이 명백한데도 대통령은 물론 참모들까지 거짓말과 교언으로 끊임없이 진실을 왜곡하면서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탄핵은 시간이 필요하고 사회적 비용도 많이 드니, 최고 봉직자로서 국가와 민족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 생각하고 즉각 하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니, 버티다가 국민 어퍼컷 맞으며 끌려 내려오기 전에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무식·무도 정권과 썩은 주변부 어찌해야 하나... 국가 동력 만신창이"
인천대 교수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 연구개발예산이 깎인 문제, 최근 발생한 대통령-영부인의 국회의원 공천개입 의혹까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공천 개입과 관련해 교수들은 "검사 윤석열은 박근혜에게 공천에 개입했다고 8년을 구형하고 2년 형을 받게 했는데, 대통령 윤석열은 공천개입이 없다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자, 자신의 공천개입 논란은 당선인은 공직자가 아니라서 공천개입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파렴치하고 해괴한 논리를 펴고 있다"라고 힐난했다.
"이 무식하고 무도한 정권과 썩어빠진 주변부를 어찌해야 하는가. 이미 국가의 기강과 동력은 만신창이가 됐고, 국민은 집단 우울증과 정치 혐오증에 신음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몰락의 고리를 끊으라는 것이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보수 단체 등의 한강 작가 노벨 문학상 수상 비판에 대해선 "온 국민 숙원이던 노벨 문학상 수상도 제대로 축하해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안타깝다 못해 서글프다"며 "국민을 내 편 네 편으로 나누어 서로를 마치 적군 취급하며, 상생과 균형의 정치는 실종되고 마치 전쟁 같은 정쟁만이 판치는 품격 없는 사회가 됐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연구개발예산 삭감과 관련해선 "국가 미래를 위해 늘려도 모자란 연구개발예산은 축소하면서, 순방을 빙자한 대통령 부부 해외 나들이에는 혈세를 아낌없이 쏟아부었는데도 성과는 외교적 굴욕을 넘어 국제적 망신이었다"라며 "어떻게 국격과 국가의 자존심이 이렇게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시국선언에 이름을 올린 김철홍 인천대 교수는 6일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내일(7일)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또 향후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는지 보고, 국공립대 연대를 하든 시민사회와 연대를 하든 방향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퇴진 등을 요구하는 대학가 시국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10월 28일 가천대학교 교수노조는 "윤석열 정권은 말기 호스피스 단계에 들어갔다"라는 내용이 담긴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어 10월 30일엔 민주평등사회를 위한 전국 교수연구자협의회(민교협)이, 10월 31일엔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73명이 시국선언을 내놨다. 이 흐름은 11월에도 이어져 5일 한양대학교 교수 51명,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57명이 대통령의 퇴진·하야를 촉구했다. 또한 부산대 등 부산·경남권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래는 인천대학교 교수들이 발표한 시국선언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