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하는 최종건 차관지난 2020년 12월 9일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외교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대외정책에서, 트럼프 1기와 2기가 크게 달라질 것이 있겠는가.
"트럼프 행정부 1기와 수평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연임을 못하고 보장된 임기가 4년 밖에 없기 때문에 1기 때 가졌던 시간적인 구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1기에 비해서 가시성이 높고 속도감 있게 성과가 나올 분야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우선시할 문제는.
"우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어떻게 마무리하느냐가 될 것이다. 이것은 대선 과정에서도 공약으로 계속 얘기해온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물가가 많이 오르는 등 유럽 국가들도 이 전쟁을 어떻게든 끝내기를 바라는 분위기기 팽배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빨리 끝내자고 공공연히 이야기 하는 사람은 트럼프 밖에 없다. 정치적인 해결책, 즉 우크라이나를 향해 '땅을 떼줘라' 하는 식으로 휴전 내지 종전을 하려고 할 것이다. 트럼프는 그것을 가시성 있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는 나토 회원국이나 한국 같은 동맹국에 동맹비용을 부과하고 나설 것이다. 처음부터 매몰차게 나올 것이다."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도 시급한 문제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은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의 편을 들겠지만,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애를 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전쟁이 빨리 끝날 수 있을지는 신의 영역에 있다고 본다. 이미 종교전쟁화 되고 있고 정체성의 문제가 되어서 정치적인 해법으로 전쟁을 끝내기가 어려워 보인다."
- 중국과의 관계도 1기 때와 달라질까.
"미중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가 미국의 국내 정책, 특히 경제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원하는 페이백 즉 중국이 본 이득을 돌려받겠다는 기조로 관세정책을 세게 들이밀 것으로 보인다.
미중관계는 트럼프든 해리스든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압박하면서도 말은 부드럽게 해왔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적나라한 방식으로 중국을 향해 보호주의 정책을 밀고 나올 것이다. 반도체, 생의학, 이차전지, 인공지능, 양자 등의 영역에서 보호주의를 더 세게 들고 나올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양안문제나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 표면적으로 힘을 주고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가치'를 내세워 이들 문제에 적극 나섰지만, 트럼프 행정부 2기의 미국은 '미국 중심주의'로 갈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그동안 패권국으로서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고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적 안정을 추구해왔는데, 트럼프와 그를 지지하는 국민의 정서는 '이젠 보상을 원한다'는 것이다. 동맹국들을 향해선 '우리 도움으로 이제 경제적으로 잘 살게 되었는데 왜 계속 우리를 상대로 흑자를 보고 있느냐, 왜 동맹국이 필요로 한다고 해서 미국 폭격기가 출동을 하고 미국 군인들이 해외에서 훈련을 세게 해야 하느냐'라는 보상심리가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1기를 해봤기 때문에 마지막 4년인 이번 임기에는 그같은 기조를 더 강하고 가시적으로 취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