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밤과 7일 새벽 사이 국립창원대학교에 붙은 대자보.
윤성효
국립창원대학교 곳곳에 또 학생들이 쓴 대자보가 붙었다. 학생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이 대학 졸업인 명태균(창원)씨를 비판하는 내용의 대자보 10여 개를 붙이자 대학본부측이 승인받지 않았다며 떼어냈고 학생들이 또 대자보를 붙인 것이다.
학생들은 지난 4일 저녁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명태균씨의 '공천 개입 의혹'과 여러 역사 문제 등을 거론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학교 교정 곳곳에 붙였다.
이같은 사실은 5일 저녁 <오마이뉴스> 보도를 통해 알려졌고, 대학본부는 6일 대자보를 떼어냈다. 대학본부측은 관련 규정의 승인 과정을 거치지 않아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에 학생들이 6일 밤부터 7일 새벽 사이 다시 대자보를 작성해 붙인 것이다. 대자보는 대학본부 1층 벽면 뿐만 아니라 건물 엘리베이트에 붙어 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자진 철거 합니다. 절대 떼지 마세요. 경고합니다"라고 밝혀 놓기도 했다.
학생들은 "창원대학교는 부끄럽지 않습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통해 "자진 철거한다고 적어 놓았는데고 불구하고 떼더라고요? 화가 나서 한번 더 작성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대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이 자신의 의견도 내질 못하고, 본부에서는 확인을 하면서도 함께 하지 못할지언정 오히려 차단해버리는 모습을 보며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학생은 "1980년 당시 경남의 여러 지역에서 대학생들이 지금의 사회에 맞서기 위해 가장 먼저 일어났고, 심지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당시에도 창원대 학생들이 직접 시국선언을 진행했었습니다"라며 "지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대학교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대학생이 시작해 봅시다. 많은 창원대 학생들도 함께 마음을 모아주셨으면 합니다. 윤석열 퇴진할 때까지 싸우겠습니다"라고 했다.
자신이 소속된 학과를 밝힌 한 학생은 "대자보를 썼다는 이유로 XXX가 됐다"라며 "지난 4일 윤석열 규탄 대자보를 작성한 △△학과 학생입니다. 학과 학생회의 반응이 정말 기가 차서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라며 그 사유를 밝혀 놓았다.
학생은 "저는 민주사회를 살아가는 국민으로서, 한 나라의 대학생으로서 부당한 일에 정당하게 목소리를 내고자 작성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의 학과 소속을 밝혔습니다. 고작 그 이유로 '집부'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모습을 잘 봤습니다. 저는 학생회를 사칭한 것도 아니고 학과 학생1이었을 뿐인데도요"라고 했다.
이어 "공식적인 과단톡방에 집부라는 사람들이 'XXX' 등이라며 혐오표현을 남발할 이유가 됩니까. 어떻게 학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학과 학생들과 함께하는 SNS 공간에서 아무렇지 않게 욕설과 비난을 퍼붓나요"라며 "앞으로도 학과 학생1로서 대자보를 부착할 것입니다. 또다시 학생회의 폭력적인 모습을 마주한다면 공론화를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생은 대자보 철거에 대해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대학본부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떻게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을 응원하고 보호하지 못할망정 직접 나서서 학내에 붙은 대자보를 철거할 수 있습니까. 명백한 것은 명태균은 학교의 수치라는 것입니다. 저는 창원대를 부끄럽지 않은 대학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부디 대학본부는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막지 마십시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