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기후다' 저자 김태우 교수'몸이 기후다' 저자 김태우 교수
경희대학교
- 지금의 인류세를 쓰레기의 시대라고 하셨는데요, 이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인류세는 지질학적 시대구분으로 대두되었고, 인류가 지구의 역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시대라는 것을 지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류가 지금 지구의 역사에 기록을 남기고 있는 방식을 보면, 쓰레기로 그 기록을 남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쓰레기를, 분해·흡수되지 못하여 자연의 순환고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배출물들이라고 한다면, 점점 농도가 높아지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바다에 섬을 이루는 플라스틱, 그리고 땅속에 수없이 묻히는 (한국에서 여름에 한 달에 1억 마리 이상 묻히는) 닭뼈까지 모두 쓰레기이고, 그 쓰레기로 지구에 흔적을 남기는 시대가 인류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책에서 '당신이 배출한 것이 당신이다'라는 표현이 와닿았습니다.
"먹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한국 사회에서 특히 "당신이 배출하는 것이 당신이다"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이 말은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이다"를 바꾸어 본 표현인데요, 먹는 것은 이미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온, 치킨과 같은 음식화된 타자들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기후위기 시대에 현실을 직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배출하는 것이 인류세 기후위기 시대, 우리 자신을 증명한다고 생각합니다. 배출하는 것에는 우리가 먹기 위해 배출하는 것, 먹고 나서 배출하는 것, 먹지 않고 배출하는 것을 모두 포함합니다. 또한 단지 먹기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고 입기, 이동하기, 기거하기를 포함하여 배출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 존재론적 인류학, 신유물론, 동아시아 사유의 관점에서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점이 인상적인데요.
"저는 인류학을 공부하면서 몸과 의료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해왔습니다. 그리고 존재론적 인류학의 관점에서 연구하면서 몸과 기후가 연결된 지점들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 부분들에 대한 논의를 최근에 주로 하고 있습니다. 존재론적 인류학, 그리고 신유물론은 기존의 생각의 방식, 존재 이해 방식에 대한 비평을 통해 등장했습니다.
그러한 관점들은 기존의 생각의 방식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 기후문제를 읽어내고 그 너머를 상상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사유도 존재론적 인류학, 신유물론과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비근대 사유로서 기존의 생각의 방식을 낯설게 볼 수 있는 입지에 있습니다. 그러한 관점들이 지금의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앞으로도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기후위기는 몸의 위기라고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데, 이에 관해서 좀 더 말씀해 주신다면?
"기후위기는 몸의 위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3년에 유엔 산하 IPCC가 발표한 6차 종합평가보고서는 기후위기가 야기하는 건강의 문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같은 감염병뿐만 아니라 열기에 의한 질환, 산불과 연기로 인한 건강문제, 그리고 정신건강에 대한 문제까지 구체적으로 기후위기가 영향을 미치는 건강문제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기후생태변화에 의한 먹거리 변화와 식량부족, 식수문제, 극한 열기뿐만 아니라 극한 한파까지 예상하는 기후학자들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생각할 때 더 심각한 몸의 위기가 목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몸이 기후다"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몸의 먹기, 입기, 이동하기, 기거하기가 만들어내는 기후위기가 다시 몸을 위기로 내모는, 몸과 기후가 점점 더 가까이 결속되는 시대가 인류세의 기후변화 시대이고,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짐으로써 지금과는 다른 몸과 기후의 관계를 통해 기후위기 너머의 시대도 상상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몸이 기후다 - 존재론적 인류학의 기후 실천
김태우 (지은이),
경희대학교출판문화원(경희대학교출판부),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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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기후는 별개? 기후 위기는 몸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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