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사회서비스원 '직접돌봄 포기'에 반발 계속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8일 오전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경남사회서비스원 직접돌봄 유지하라. 돌봄 노동자 고용과 생존권을 보장하라. 박완수 도지사는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윤성효

"경남사회서비스원 직접돌봄 유지하라. 돌봄 노동자 고용과 생존권을 보장하라. 박완수 도지사는 책임을 다하라."

경상남도가 설립한 경남사회서비스원(아래 경남사서원)이 노인생활지원사 42명의 계약을 종료하고, 앞으로 돌봄직접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경남도청 마당에서 이같이 외쳤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김은형), 공공연대노조 경남본부(본부장 류승택)는 8일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류승택 본부장은 하루 전날인 7일 아침부터 이곳에서 밤샘 농성을 하기도 했다.

경남사서원은 2019년에 공공돌봄을 위해 경남도 출자출연 공공기관으로 설립됐다. 경남사서원 소속 노동자는 한때 564명이었고, 지금은 절반가량인 283명으로 줄었다.

경남사서원에서 맡아오던 합천, 창녕, 김해 노인맞춤돌봄사업이 민간 영역으로 넘어가고, 창원 노인맞춤돌봄사업은 올해 말로 중단된다. 공공돌봄사업이 민간 사업으로 되는 것이다.

"직접돌봄 폐지 일방 결정... 취약계층 향한 안정적 돌봄서비스도 중단될 상황"

이에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류승택 본부장은 "공공돌봄을 확대하기 위한 시범사업으로 운영한 경남사서원이 직접돌봄 폐지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라며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생존권이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취약계층과 서민들에게 안정된 돌봄 서비스도 중단될 상황이다. 말로는 돌봄의 중요성, 공공성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반대인 정책과 행정의 결과이다"라고 했다.

그는 "사서원 운영권자인 경남도의 책임이 일차적이다. 사서원을 공공돌봄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이를 통해 보편적 돌봄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아무런 계획도, 예산도 마련하지 않았다"라며 "사서원이 직접돌봄을 간접업무로 전환하겠다는 것은 취지와 목표에 반하는 것인데도 어떠한 지도도 대책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은형 본부장은 "돌봄은 사회 유지와 운영을 위한 필수서비스이다. 윤석열 정부 기조와 정책을 따른다면, 돌봄의 시장화로 부익부빈익빈이 심화될 것이며, 서민들은 값비싼 비용 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노동자와 경남도민들은 이러한 사회를 바라지 않는다.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라는 돌봄 노동자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망했다"

강동화 민주일반연맹 경남본부장은 "사서원의 민영화 정책은 윤석열이 감명받고 읽었다는 책 <선택할 자유(Free to Choose)>를 쓴 신자유주의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밀턴 프리드먼이 주장해온 정책과 그 기조를 같이 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정책은 망했다. 미국도, 영국도 인정했다"라며 "사서원을 민간에 맡기면 각종 돌봄 사업도 망할 것"이라고 했다.

강 본부장은 "도지사가 알았던 몰랐던 사서원의 민간위탁은 국민지지율 20%로도 채 나오지 않는, 권력에서 끌어내려야 할 윤석열정권의 정책에 동조하게 되는 결과를 맞이 하게 될 것"이라며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도지사가 아니라 가진 자들의 자유를, 자본가를 위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비정하게 사회적 약자를 버리는 도지사로 남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회의 공공영역은 아수라장인 시장에 맡길 수 없다. 사서원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도 경남도가 직접 고용하고, 돌봄 서비스를 받는 사회적 약자들도 경남도가 직접 보살펴야 한다"라고 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경남사서원은 공공돌봄의 개척자, 확대자여야 한다. 역할을 축소·포기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이들에게 차별 없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여야 한다"며 "이를 위한 사업과 인력,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 현재 일하는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더 많은 돌봄 노동자들이 공공 돌봄에 헌신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들은 "박완수 도지사는 경남사서원 유지 운영에 관한 명확한 입장과 의지를 밝혀야 한다. 오늘도 지사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노동자들에게 답해야 한다"라며 "차별 없는 보편적 돌봄 서비스를 요구하는 경남도민들에게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역의 돌봄 노동자들을 내팽개치지 말라. 도민들의 돌봄의 권리를 짓밟지 말라. 공공돌봄을 위한 경상남도 사업을 확대하고 예산을 확보하라. 정부는 돌봄 시장화 정책을 중단하고 돌봄 공공성을 강화하라. 이를 위한 대책과 예산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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