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호크니의 '전람회의 그림들'관람객이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문하연
거실 벽을 가득 채운 이 작품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전람회의 그림들'이란 작품이다. 작품 속 사람들은 모두 호크니의 지인이다. 호크니는 자신의 작업실을 방문했던 지인들 각자의 사진을 찍고, 그것들을 합성해 대형 프린터로 출력하는 작업을 해왔는데, (이 작품도 그렇게 만든 것이고) 그의 이런 작품을 '사진드로잉'이라고 부른다.
데이비드 호크니는 살아 있는 화가 중에 가장 영향력 있고, 비싼 화가로도 유명한데 현재 87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며 왕성한 창작을 선보이고 있다(2018년 그의 회화 작품 '예술가의 초상'이 경매에서 1019억 원에 낙찰, 당시 최고가를 찍었다).
재밌는 점은 그림 속 의자와 같은 의자를 작품 앞에 비치해 저 의자에 앉아 그림을 보면 마치 그림 안으로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림 속 사람들 사이 호크니도 있으니 찾아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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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의 '시계태엽 장치' 한 여자가 좁은 공간에 위태롭게 서 있다가 갑자기 달려드는 추를 아슬아슬하게 피한다. ⓒ 문하연
다음 작품은 스위스 미디어 아티스트 마르크의 'clock work(시계태엽 장치)'란 작품이다. 작품 속 여자는 좁은 합판 위에 위태롭게 서서 아래를 힐끔 보다가 여자를 향해 달려드는 추를 가까스로 피한다.
여자가 서 있는 좁은 공간은 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한 제약을 표현한 건데, 무거운 추가 여자를 향해 달려들 땐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몸을 움츠리게 된다. 여자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추에 부딪히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작품만 봐도 메시지가 뭔지 알 것 같았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면서 여자가 느끼는 위협과 공포, 내 눈엔 그렇게 읽혔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은 개인적으로 전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인 어윈 올라프의 열쇠 구멍(keyhole)이란 설치 작품이다. 어윈 올라프(Erwin olaf)는 영상과 오브제를 결합한 작품을 주로 만드는데, 이 작품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