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항생제는 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해요"

일반인·의사 항생제 적정 사용 인식 낮아... 항생제 내성 예방캠페인 '항·필·제·사'

등록 2024.11.18 10:41수정 2024.11.18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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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18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된 '제6회 2024년 원헬스(One-Health) 항생제 내성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18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된 '제6회 2024년 원헬스(One-Health) 항생제 내성 심포지엄'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지난해(2023년)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에서 수행한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도는 의사(69.6%)가 일반인(52.9%)보다 다소 높았지만, 항생제의 올바른 사용(처방)에 대한 인식은 의사와 일반인 모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주간(매년 11월 18일~11월 24일)'을 맞이해 국민들의 항생제 내성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 '항·필·제·사(항생제는 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하세요)'를 펼친다"고 18일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이란 세균들이 항생제(치료제)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생존·증식해 치료가 어려운 현상을 의미한다"며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면 선택할 수 있는 치료제의 종류가 줄어들고, 특히 면역 저하자나 중증 감염 환자의 치료 경과에 심각한 위협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019년 항생제 내성을 인류가 당면한 10대 공중보건 위협으로 선정했고, 코로나19 이후 전세계 항생제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항생제 내성 문제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여 최근 국제사회에서도 각국의 항생제 내성 예방관리 강화를 촉구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

 2023년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
2023년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질병관리청

특히 올해 9월에 열린 UN 총회에서는 항생제 내성에 관한 정치 선언문 채택을 통해 일반인의 인식 제고 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고, 미래 세대의 핵심인 청소년 대상 항생제 내성 학교 교육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항생제 오남용"이라며 "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대비 약 1.2배 높고(2021년 기준), 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항생제 중 약 30%가 부적절한 처방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2019년, 질병청)"고 설명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는 올해 4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많은 항생제가 사용(코로나19 입원환자 중 항생제가 필요한 사례는 8%임에도, 환자의 75%에서 항생제 사용)됐음을 보도하며, 향후 항생제 내성의 위험이 더 커질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일반인 모두가 항생제 내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항생제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의사는 지침에 따라 항생제를 적절하게 처방하고, 일반인은 처방된 약을 올바르게 복용하며, 의사에게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2023년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
2023년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질병관리청

이번에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항·필·제·사' 캠페인의 근거가 되는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2023년, 일반인 800명 의사 1100여 명 대상 온라인 조사)에 따르면, 우선 일반인의 경우 응답자의 절반(52.9%) 정도가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30% 이하'에서만 '항생제는 세균 감염질환 치료제로, 바이러스 감염질환인 감기에는 치료 효과가 없다'는 항생제의 의미와 용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었다.

의사의 경우 응답자 약 10명 중 7명(69.6%)이 항생제 내성을 '심각한 문제'라고 응답했고, 주로 의사의 과도한 항생제 처방(55.9%)과 환자의 항생제 복용 임의 중단(22.1%)으로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평소 의사 본인의 항생제 사용지침에 따른 처방을 어느 정도 수행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절반 수준(53.6%)이 '지침에 따라 충실히 처방한다'고 응답했고, 항생제가 불필요한 상황에서 항생제를 얼마나 처방하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59.1%가 '처방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2023년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
2023년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은 이번 인식주간에는 항생제 적정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2023년에 이어 "항·필·제·사(항생제는 필요할 때만 제대로 사용해요)"를 캠페인 표어로 활용하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국민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항생제 내성 콘텐츠를 개발하여 배포한다.

구체적으로, 항생제 내성의 발생과 전파 원리, 예방관리 수칙 등 일반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팩트 시트(fact sheet)와 함께 팩트 시트의 심화 해설 동영상을 제작(질병청, 대한항균요법학회 공동)하여 기관 누리집에 공개하고, 학교 내 활동이나 가정통신문을 통해 청소년과 학부모의 항생제 내성 인식을 제고하고 초·중·고등학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령별 카드뉴스도 개발하여 제공한다.

그 외 다양한 항생제 내성 정보를 국민들이 쉽고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질병관리청 누리집의 '항생제 내성 메뉴'를 개편한다. 우리 국민 누구나 누리집 '정책정보' 내 메인화면에서 항생제 내성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으며, 항생제 내성 콘텐츠들을 통합하여 한 곳에서 유형별로 검색·활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해 11월 1일부터 의료기관의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를 위한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노력이 중요한 만큼 국민 모두 항생제 내성 인식 캠페인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항생제 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함양과 예방수칙 준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18~19일 서울서 원헬스(One-Health) 항생제 내성 심포지엄' 열려

 2023년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
2023년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인식도 조사'질병관리청

한편, 질병관리청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현영)은 18~19일 양일간 서울엘타워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항생제 내성 분야 정부 부처들이 참여하는 '제6회 2024년 원헬스(One-Health) 항생제 내성 심포지엄'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의료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제2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 관련 정책 및 연구 분야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통합적으로 논의한다.

참고로, 원헬스(One Health)란 소관부처·분야는 달라도 '국민의 건강은 하나'로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한 다부처·범국가적 공동대응 및 협력을 의미한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과학적 근거들을 생산하고 새로운 치료제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역량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다부처-다분야 관계자들의 협력을 통해 국내 항생제내성 예방 관리에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질병관리청은 부처 간 협력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 추진을 통해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한 대응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중앙 좌측)이 18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된 '제6회 2024년 원헬스(One-Health) 항생제 내성 심포지엄'에서 참석한 주요 인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중앙 좌측)이 18일 서울 엘타워에서 개최된 '제6회 2024년 원헬스(One-Health) 항생제 내성 심포지엄'에서 참석한 주요 인사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항생제 내성 예방 캠페인
항생제 내성 예방 캠페인질병관리청

#항생제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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