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비축 벼.
월간 옥이네
'밥 한 공기 쌀값 300원'은 2018년 농민들이 쌀 목표가격 인상을 요구하며 외친 구호다. 이를 한 가마(80kg)로 환산하면 약 24만 원이지만, 결국 정부의 쌀 목표가격은 20만 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올해 산지 쌀값은 18만 원 선에 머물며, 목표 쌀값마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쌀 목표가격인 20만 원을 지켜내라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농림축산식품부는 10월 15일 쌀 9만5000톤을 추가 격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10월 28일에는 벼멸구·호우 등으로 피해를 본 벼를 전량수매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결정이 쌀값 정상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지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공공비축미 매입 현장을 찾은 농민들은 "올해 산지 쌀값 추이를 보니 12월 말 발표될 공공비축미 매입 가격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반응이다. 공공비축미 매입을 진행하는 농협은 매입 직후 농민들에게 20kg당 4만 원을 우선 지급, 차액은 연말에 지급할 예정이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은 최근 15년간 세 차례에 걸쳐 발생한 쌀값 폭락 사태(2009~2010년, 2015~2017년, 2021~2022년)의 원인으로 예측할 수 있었던 쌀 생산량 증대와 소비량 감소에 대응하지 못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했다. 더불어 "기후위기와 식량위기의 시대에 농업부문의 공공정책 강화가 아닌 시장에 맡기는 방식을 고수하는 한 쌀값 폭락은 또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녀름 이슈보고서 348호). "쌀값 문제는 단순히 쌀 생산 과잉이 문제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방침은 논에 벼가 아닌 일반 작물 재배하는 경우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쌀 생산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쌀값 하락 요인을 '과잉 생산'으로만 전제한 결과다. 동시에 국내 쌀 생산량의 10%(40만8700톤)를 넘어서는 쌀을 수입하고 있는 정부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