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회를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유성호
박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는 청문회 내내 거듭 지적됐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자가 어제는 배우자 주식 거래내역, 휴가 기록을 분명히 주겠다고 해놓고 이제 와서는, 근무 시간 중에 (주식) 거래 사실이 확인될까 봐 두려워졌는지 못 내겠다고 한다"며 박 후보자에 대한 고발까지 요청했다. 박 후보자가 사장 비서실장 시절인 2017년, 최대 1억 5000만원에 이르는 주식 매매 거래가 근무시간 중 체결돼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노 의원 주장이다.
지난 2월 방영된 '대통령과의 대담'의 진실을 검증할 수 있는 자료도 확보되지 못했다.
전날 인사청문회에서 박장범 사장 후보자는 '대통령과의 대담' 녹화 당시에 대해 "야당은 줄기차게 사과를 요구한다. 대통령이 사과할 생각이 있냐 물어봤다. 당시 대통령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수준에서 같은 답변이 나왔다"고 답변했는데, 방송에는 관련 내용이 없었다.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자 박 후보자는 "기억이 잘못됐다"고 답변을 번복했고, 야당 의원들은 방송촬영 원본 확인을 요청했지만 KBS는 방송제작 자율성 침해를 이유로 거부했다. KBS 측은 전체 촬영 시간마저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이날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KBS 안팎의 관계자들은 이같은 입장에 대해 '폐쇄적'이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청문회에 출석한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교수(31기 KBS 시청자위원장)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얼마든지 (촬영 원본을 검증하고)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면서 "기본적으로 언론사가, KBS라고 하는 조직이 뉴스 정보 시스템에 있어서 정말 소통이 안되는 조직이 돼 버렸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태영 KBS 기자협회장은 "결국 투명성(문제)인 것 같다, 누가 앵커를 맡고 그 과정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정리가 되고, 공개가 돼서 투명하게 진행 돼야 하는데, 이번에는 사내애서 누가 진행했고, 누가 책임을 지고 누가 실무를 맡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노 협회장은 "(촬영 원본 검증에 대한) 논의가 편집권 침해나 제작 자율성 침해 논란에 휩쓸릴 가능성이 있나"라는 노종면 의원 질문에 "편집권 침해를 해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침해라고 보기는 조금 어렵지 않느냐라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