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IN뉴스뜨거운 관심 속에서 선발한 1기 시민기자 발대식 기념사진.
신유정
'레드오션' 언론산업, 굳이 창업하는 이유
느린학습자를 위한 언론은 한국사회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기존의 여러 매체와 <느린IN뉴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언론사 입사를 준비하다 돌연 직접 매체를 창간했다는 신유정 편집장과 지난 10월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휘카페'서 만났다. 느린학습자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커피를 앞에 두고 진행한 인터뷰는 이 작은 언론사가 한국 사회에 존재해야만 하는 이유를 내게 설득해냈다. 그렇다면 다른 이에게도 가능하지 않을까. 이 작은 언론사가 그를 알지 못하던 이들에게 가서 닿을 수 있도록 하는 일, 그것이 이 기사를 쓰는 목적이다.
한 편에 8만 원이라 했다. 기사 한 편당 시민기자에게 지급하는 고료 말이다. 느린학습자를 위한 기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이 매체는 출범과 함께 열다섯 명의 시민기사와 계약을 맺었다. 당초 10명을 구하기 위한 공고에 모두 150명이 넘는 인원이 지원했다고 했다. 설명회와 시민기자 발대식을 거쳐 공식출범한 <느린IN뉴스>에 시민기자가 쓴 기사가 처음 실린 건 지난 10월 11일, 황미경 시민기자의 '세상이라는 바다에 헤엄치는 파랑고래 청년을 만나다'란 기사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제 아들을 인터뷰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하나, '느림을 인정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정말 멋집니다'. 보통 사람들이 별 어려움 없이 수행하는 일에도 애를 먹는 느린학습자들이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세상 가운데 꺼내놓도록 하는 것, 그것이 또한 이 매체의 목적이라 했다. 느린학습자인 제 아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로 꺼내놓기까지 고민과 걱정이 없지는 않았을 터다.
신유정 편집장은 "황미경 시민기자가 앞으로도 청년들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첫 번째 기사로 꼭 아들 이야기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며 "기사가 나가고 독자들의 반응을 접하게 되면서 (시민기자 제도를 운영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시민기자 제도를 운영하는 건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어떤 지원도 없이 이제 막 창간한 작은 매체의 입장에서 이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은 곧 부담이 되는 탓이다. 월 1건의 기사에 8만 원씩, 모두 15명의 시민기자에게 지급되는 원고료만 120만 원이다. 1년이면 1000만 원을 넘어가는 큰 돈이다. 고료 책정부터 제도를 운영하기까지 고민이 없지 않았을 터다.
신유정 편집장은 "원고료가 얼마여야 한다는 정해진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공을 들여 쓴 기사에 적절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부담을 안고 진행한 것"이라며 "덕분에 공 들인 기사가 나왔는데, 보통 딱딱한 기사하고 다르게 이 기사는 살아 있는 따뜻한 사람이 썼다고 느껴지기도 하고 덕분에 반응이 뒤따랐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