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일 학예사.
김창일 페이스북
그는 어로문화 연구를 위해 어선에 직접 올라 그물, 통발, 주낙을 투망하고, 미끼를 매달고, 잡은 물고기를 분류해 어창에 넣고, 경매가를 높이 받으면 위판장에서 환호하는 등 어부들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했다. 그래서 가능한 전시였다. 그의 새책 <물고기 인문학> 또한 그가 어로 현장에서 어부로 생활 하며 자연스럽게 물고기, 사람, 바다를 몸으로 알게 됐기에 완성할 수 있었던 책이다.
그는 어부들과 혈육처럼 함께하며 연구했다 해서 어부들의 삶을 애틋하고 아름답게만 기록하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아름다움과 야만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기에 주야장천 한 방향으로만 거울을 비추는 건 조사자로서 현실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늘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의심하며 기록한다. 실사구시를 구현했던 <자산어보>의 저자 정약전 같은 실학자들처럼.
우리 바다, 해양영토는 육상영토보다 4.5배나 넓다. 하지만 대부분의 육지 사람들은 우리 해양영토에 대해 거기 사는 사람이나 문화에 대해 무지하다. 관심도, 공부할 기회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해양영토와 해양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알려줄 책이 나왔다. 그래서 이책은 해양 영토의 가치를 반드시 알아야 할 전국민 필독서가 되는 것이 마땅하다. 단언컨데 <물고기 인문학>은 현대판 자산어보이고 김창일 학예사는 현대판 정약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