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왼쪽)과 강인석 부지회장이 노조 활동 보장 등을 요구하며 20일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출처 :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 간부 2명이 임금·단체교섭(임단협) 성실교섭과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은 일부 한화오션 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에 돌입하는 하청 노동자를 '하퀴벌레(하청+바퀴벌레)'라고 부르는 등 회사 내 혐오 표현이 등장하는 현실도 비판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20일 오전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서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형수 지회장과 강인석 부지회장 두 사람이 오늘부터 단식에 들어간다"며 "노조가 파업이 아닌 단식으로 투쟁하고 호소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지만, 밥을 굶어서라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가 맞닥뜨린 현실을 알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회는 지난 3월부터 한화오션 19개 사내하청업체와 2024년 임단협을 이어왔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회는 교섭에서 상용직 고용확대, 임금체불·중대재해 근본 대책 마련, 연 성과금 10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는 19개 업체가 교섭단을 구성해 교섭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김춘택 지회 사무장은 <소리의숲>과의 통화에서 "사실 하청업체들은 결정권이 하나도 없다. 형식상 하청업체들과 교섭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한화오션이 나서야 협상이 가능한 구조"라며 "그래서 개별 교섭으로는 정리가 안 되기 때문에, 교섭단을 구성해서 교섭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회는 노조활동 보장과 혐오 중단도 요구하고 있다. 지회는 교섭에 진척이 없자, 쟁의조정을 거쳐 지난 8월 파업권을 얻었다. 이후 20~30명 규모의 부분파업을 비롯한 쟁의행위를 해왔다. 하지만 지회가 지난 13일에도 총궐기대회를 마친 뒤 한화오션 내 선각삼거리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시작하려 했을 때, 한화오션 측은 천막 설치를 막았다. 지회는 지난 13일부터 지금까지 천막 없이 노숙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지회는 사측이 천막 설치를 막은 것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보고 한화오션을 고용노동부에 고소할 예정이다. 지회는 "노숙 농성 이후 벌어진 풍경은 더 끔찍했다"며 "하청노동자가 현수막 몇 개로 바람을 겨우 막고 침낭 하나로 추운 밤을 견딜 때, 농성장 주위로 구사대들이 컨테이너를 가져다 놓고 전기로 물을 끓이는 기기로 커피를 타 먹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