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물결에 몰려든 관광객(2024/11/9)
진재중
부산에서 올라온 박철규(58)씨는 "다른 은행나무는 낙엽이 떨어지는데, 이렇게 노랗게 물든 고목을 보는 게 신비롭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온 김명화(80)씨는 "나보다 10배 이상 더 오래 산 나무가 곱게 물든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전했다.
은행나무는 가을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그 나무가 간직한 긴 시간의 흐름과 그 안에 담긴 추억을 그대로 담아낸다.
한 원로 사진작가는 "이 오래된 은행나무를 단순한 피사체가 아닌, 시간을 품고 있는 생명체로 여깁니다. 800년 동안 이 나무는 여러 세대를 지나며 사람들의 삶을 지켜봐 왔고, 그 세월의 무게가 겹겹이 쌓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노랗게 물든 잎에서 나오는 색에 반해서 세심하게 담아냅니다"라고 말한다.
오래된 추억이 흩날리듯이, 은행나무는 말없이 서서 한 번 더 가을을 지나고
그 빛을 온 세상에 내려준다. 2025년 가을에도 다시 한번 황금빛 옷을 입고 색에 반하는 작가들이 몰려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