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5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권우성
[기사 보강 : 15일 오후 5시20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왔다. 이 형이 대법원까지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을 박탈되게 된다.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지난 대선 선거비용 434억 원도 반납해야 한다. 이번 판결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더 커지는 상황이 됐다.
15일 오후 2시30분부터 시작된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공판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기소된 혐의 중 일부를 제외한 핵심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신분이었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검찰은 이것이 허위사실이라고 기소했다. 또 같은 해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검찰은 이것도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2022년 9월 기소된 이후 2년 2개월만이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벌금 100만 원 이상만 확정되면 향후 피선거권이 박탈되므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 판결은 이 대표가 받고 있는 4개 재판 중 첫 번째 법원 판단이다. 오는 25일 또 한차례 이 대표 1심 선고(위증교사 혐의)가 예정되어 있다.
재판부 "발언 허위, 고의적... 죄책 무겁다"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핵심이 되는 이 대표의 '김문기를 몰랐다' 발언과 '국토부 협박이 있었다' 취지 발언이 허위사실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전자 발언의 경우 주요 발언 세 개(① 성남시장 재직 시 김문기의 존재를 몰랐고 ② 해외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고 ③ 도지사가 되고 공직선거법위반으로 기소된 다음에 김문기를 알게 됐다) 중 두번째만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2015년 1월 6일경부터 1월 16일경까지 9박 11일간 11명이 참석한 호주 및 뉴질랜드 출장에서 출장기간 중인 2015년 1월 12일경 호주 멜버른에 있는 골프장에서 함께 출장을 간 다른 성남시청 직원들은 모르게 유동규, 김문기와 같이 골프를 쳤다"면서 해당 발언은 허위라고 단정했다. 이어 "피고인이 이 사건 골프 발언을 하기까지 기억을 환기할 기회나 시간은 충분했다"라며 "(허위 발언의) 고의도 인정된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두 발언에 대해서는 "허위로 판단되고 고의도 인정된다"면서도 '허위사실 공표죄'는 아니라며 무죄로 판단했다. '몰랐다'는 발언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다른 공소사실인 백현동 관련 '국토부 협박 받았다' 발언은 전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나 공무원들이 국토부로부터 의무조항에 근거해 용도지역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협박을 강요했다고 볼 수 없다"며 "결국 피고인의 이 사건 백현동 발언은 허위라고 판단된다"라고 봤다. 그러면서 "백현동 발언 당시, (이 대표는) 미리 패널을 준비하기도 했다"며 "피고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종합적으로 재판부는 "선거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사실이 공표되는 경우에는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되어 민의가 왜곡되고 선거제도의 기능과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 훼손될 염려가 있다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선거과정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고려하여야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로 인하여 일반 선거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취득하여 민의가 왜곡될 수 있는 위험성 등 역시 고려하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결론은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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