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행담도 갯벌
당진시
한국민에게 철도는 양날의 칼이었다. 다른 세상을 열어 주는 길이기도 했고, 식민지 민중의 재산과 몸까지 바치는 수탈의 길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행담도에는 휴게시설이 갖춰져 전국 고속도로휴게소 중 매출액 1~2위를 다투는 휴게 명소가 됐다.
하지만 행담도 주민들에게 서해대교와 휴게소는 철도와 같은 폭력과 수탈의 상징물이다. 행담도 한복판을 동서로 쭉 가르며 서해대교가 지났다. 당시 도로공사와 시공업체는 이주대책도, 생계 대책도 없이 원주민들을 내쫓았다. 마지막까지 저항하며 싸우던 주민들에게 돌아온 것은 도로공사와 공사업체 관계자들의 욕설과 폭언, 위협이었다. 행담도휴게소가 들어설 즈음에는 행담섬에 '행담도 사람들'의 흔적은 눈곱만큼도 남아 있지 않았다.
공동 우물, 행담분교, 새마을 주택, 행담 포구, 정겨웠던 홍화벌-큰 퉁소바위-동녘곱-마당녀 등 행담섬의 지명까지...
쫓겨나고 지워진 주민들의 넋두리 "지금도 행담도 꿈을 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