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대출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쉬워진 반면 저금은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크게 보면 고저축-고투자라고 하는 한국경제의 특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은행, 서민은 찬밥?
은행들이 수익성 강화로 경영방침을 바구면서 소액예금이나 서민에 대한 차별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한빛은행 등 7개 은행은 지난 상반기에 소액 예금에는 이자를 주지 않는 '소액예금 무이자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이들 7개 은행이 이자를 주지 않는 예금계좌는 총 3533만 7천계좌로 50.7%에 이릅니다. 이들 계좌의 총예금액 1조 5587억원은 공짜인 셈입니다. 현재 은행권의 부실여신 30조 2천억원 중 3개월 이상 이자를 내지 않고 있는 무수익 여신은 20조 9천억원입니다. 이들 기업에게 이자를 받지 못하고 소액 예금을 하는 서민들에게 이자를 주지 않는 겁니다.
대출금리도 갈수록 격차가 커지고 있습니다. 2-3년 전만 해도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금리차이는 1-2%포인트였지만 최근에는 가산금리가 최대 5.29%포인트까지 차이를 보였습니다. 500만원 이하 급전성 소액신용대출은 금리차가 9%포인트,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하면 15%포인트의 차이가 있습니다.
또 수수료 정상화가 불가피하다지만 수수료 인상. 신설의 근거로 쓰인 원가분석도 엉터리로 보입니다. 한 은행은 현금지급기 이용원가를 건당 41원으로 계산한 반면 다른 은행은 44배 높은 1804원으로 분석했습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은행 수익성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수수료 인상처럼 손쉬운 방법이나 '소액예금 무이자제'처럼 계층 차별적 요소가 있는 수단에 의존하는 수익성제고는 소비자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서민 돈 모아 하이닉스에 갖다 바쳤다
한빛은행은 하이닉스 반도체와 인천정유의 부실화로 충당금을 늘리는 바람에 순이익이 2분기 1895억원에서 3분기 617억원으로 67.5% 감소했습니다. 신한은행은 94.1%, 외환은행은 69.5% 순이익이 줄어들었습니다.
두 기사를 모아 놓으면 결국 서민들에게 이자도 주지 않고 돈을 모아 하이닉스에 쏟아부은 셈입니다. 은행이 수익성을 경영목표로 하는 것은 물론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리대금업' 장사가 과연 한국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분당 백궁지구 파문 확산
조선일보는 98년 성남시장 선거 직후 김병량 시장이 사장 취임 후 구성한 인사팀이 문제의 땅을 사들인 H개발 대표 A씨가 소유한 골프연습장 건물에서 인선작업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 기사에 따르면 A씨는 문제의 땅을 판매한 한국토지공사 고위 임원과도 절친한 사이입니다.
또 당시 문제의 땅을 함께 매입한 N건설 관계자는 A씨로부터 "용도변경이 확실하니 투자를 하자"는 권유를 받아 1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발했습니다.
한편 성남시민모임은 이날 "토지공사가 용도변경을 최종확정(2000년 5월 9일)하기 이전에 이미 성남시와 토공, H개발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동아일보는 한국토지공사가 99년 4월부터 6월까지 백궁.정자지구 땅을 특별 판매하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3만 9천평을 판매대상에서 제외시킨 뒤 H사에 다른 땅에 비해 싸게 판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성남 수내동 용도변경도 특혜의혹
성남시가 백궁.정자지구 뿐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터 일부도 용도변경해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도록 해 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성남시는 1999년 10월, 중소건설업체인 S사가 소유하고 있는 분당구 수내동 일대 6천평을 용도변경해 주상복합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대규모 터인 백궁지구를 용도변경하기 전에 시범적으로 일부 지역을 용도변경해 주상복합을 허용해 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성매매 신고자 보복땐 최고 사형
한국여성단체연합과 한국성폭력상담소, 새움터, 한소리회 등 여성단체들은 성매매 범죄 신고자에게 보복하면 10년 이상 최고 사형 또는 무기징역에 처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입법청원했습니다.
이 법안에는 추징.몰수한 성매매 불법수익의 3-15%를 신고자에게 보상금으로 지급해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8연간 신문에 보도된 돈세탁만 26조
장준오 한국형사정책 연구원 청소년범죄 연구실장은 지난 93년부터 작년까지 주요일간지에 게대된 362건의 외환관리법 위반사건을 분석한 결과 8년 동안 국내에서 돈세탁된 규모가 26조원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의 돈세탁 금액이 25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나머지의 돈세탁 1건당 금액은 42억 7천여만원입니다.
그럼 누가 돈세탁을 했을까요? 물론 기업최고경영자가 1위고 사채업자, 자영업자, 금융업종사자, 카지노.슬롯머신업자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UN, 북식량 전용 놓고 공방
지난 4월 유엔인권위 보고서에는 "대북 지원 식량 대부분이 군부와 정보기관, 정부에 의해 전용되고 있다는 것이 점차 확실해지고 있다"는 장 지글러 식량권 담당 특별보고관의 글이 실렸습니다.
이 보고서가 인권위와 유엔경제사회심의이사회의 심의를 거쳐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 명의의 총회 문서로 배포되자 세계식량계획이 발끈하고 나선 것.
캐서린 버니티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은 21일 아난 사무총장에게 보낸 편지에서 "식량배급의 투명성은 최근 북한을 방문한 많은 정부 대표단과 민간사절단에 의해 객관적으로 검증됐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도 지난 9일 지글러 특별보고관에게 주 제네바 대표부 명의의 공식 서한을 보내 '식량전용' 대목을 삭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지글러 특별보고관은 유엔총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뉴스입니다.
국제
- 이스라엘이 17일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에 탱크부대를 투입했습니다. 이에 맞서 팔레스타인 과격파들은 이스라엘 각료 추가 암살을 경고하고 나서 이 지역에 전운이 또 다시 감돌고 있습니다.
- 일본 정부는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1% 전후로 전망했습니다. 일본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은 지난 98년 이후 처음입니다. 한국 수출액의 11.9%를 차지하는 일본경제의 부진으로 한국의 수출도 타격을 입을 전망입니다.
- 일본의 '테러대책 특별법안'이 중의원에서 가결됐습니다. 이 법안에는 파병된 자위대원이 "자신과 동료는 물론 '관리 하에 있는 사람'의 생명과 신체를 방호할 목적"으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국제적 논란이 예상됩니다.
- 교도통신은 일본에서 '인간 광우병'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 통신은 "아직 속단할 수 는 없으며 최종 판정까지는 3개월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삶과 정보
- 환경관리공단은 팔당호에 시범설치돼 운영 중인 자연정화시설들이 수질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안천의 미생물 서식시설, 팔당호의 수초재배섬의 하천정화 처리 효율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 마이크로소프는 윈도엑스피 한글판 값을 영문판보다 비싸게 받으려다 들통이 나자 26만 9천원짜리 홈에디션 예약구매자들에게 5만원씩 돌려주기로 했습니다.
사건과 사고
- 서울지검 컴퓨터 수사부는 과거 직장동료이던 이모 씨 명의로 인터넷 채팅사이트에 접속, 100여명의 남성회원에게 폰섹스를 하자는 메시지를 보낸 이아무개 씨, 그리고 자신을 가르친 모학원 강사 양아무개 씨 이름으로 섹스 상대를 구한다는 이메일을 불특정 다수에게 보낸 최아무개 씨를 약식기소했습니다.
검찰관계자는 "이번 범죄는 인터넷의 익명성을 악용한 신종 성폭력범죄로 지속적인 단속을 펼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치와 정책
- 김대중 대통령은 신동아 창간 70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공명선거를 위해 당적을 버릴 생각이 없으며 거국내각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 정부와 민주당은 1조 884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 사회간접자본 시설, 수출 및 중소기업 지원 등 경기진작효과가 빨리 나타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입할 예정입니다.
- 한국일보는 최근 교사 성과급 지급이 어떤 현상을 빚어냈는지 특집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슈와 현장] 교무실 붕괴 (한국일보)
미담과 화제
- 서울교육대학 조용진 교수는 "대전남자들의 얼굴은 너그러우면서도 지적이고 여자의 얼굴은 고상하면서도 여성스러움을 풍긴다"며 중부사람들의 얼굴은 남방계와 북방계가 적절히 섞여 있지만 북방계의 영향이 우세하다고 논문에서 밝혔습니다. 그는 "야구선수 박찬호나 골프선수 박세리의 얼굴이 대표적인 대전사람 얼굴"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지난해 6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선물한 암수 진돗개 '평화'와 '통일'이 지난달 17일 수캐 2마리와 암캐 3마리를 낳았다고 전했습니다. 평화통일이 구체적인 성과를 낳은 건가요? 실제의 평화통일도 이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미궁이란 말의 유래를 아시나요? 가물가물하신가요? 괴물 미노타우루스가 살던 곳이 미궁이죠. 하도 요리 조리 얽혀 있어서 설령 미노타우루스한테 잡아 먹히지 않아도 빠져 나올 수 없는 곳. 그리스의 영웅 테세우스는 괴물 미노타우루스를 죽이고 아드리아네 공주의 실타래 덕분에 살아 나옵니다.
웬 미궁타령이냐구요? 백궁이 미궁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옛 전설을 떠올려봤습니다. 아 참. 미궁은 황병기 가야금 3집 제목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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