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리핑> 헌재, "현재의 선거는 위헌"

등록 2001.10.26 07:28수정 2001.10.26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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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싹쓸이 "민심은 떠났다"

25일 실시된 서울 구로을과 동대문을, 강원도 강릉에서 한나라당 후보(이승철, 홍준표, 최돈웅)들이 모두 당선됐습니다. 한나라당은 과반수에 딱 한 석 모자라는 136석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서울 구로을에서 이승철 한나라당 후보는 2만7068표를 얻어 2만3411표를 얻은 김한길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고 서울 동대문을에서는 홍준표 한나라당 후보가 3만2095표, 허인회 민주당 후보가 2만8381표를 얻어 홍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습니다.

이런 결과는 각종 개혁정책이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한 채 표류하고 최근 잇따라 터진 각종 의혹사건이 특정 지역 독식 여론과 맞물려 민심이 현 정권을 떠난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권은 앞으로 국정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고 당내 갈등도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이 살 길은, 대변인 논평 그대로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는 데 있습니다. 불황 극복이라는 확실한 국민적 과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야당의 협조를 얻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진력하는 길이 유일한 탈출구라는 얘깁니다.

한나라당 역시 대변인 성명대로 '민주당과 머리를 맞대고'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데 최우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이번의 쾌거가 대선의 승리로 이어질 겁니다.


헌법재판소에서 아주 중요한 두 가지 판결이 나왔습니다.


헌재, "현재의 선거는 위헌"

경기 안양시 동안구 33만1458명, 경북 고령.성주군 인구 9만656명. 인구수의 비율이 3.65:1이고 결국 고령.성주군민의 한 표는 동안구민의 네 표와 거의 맞먹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4일, "최대선거구와 최소선거구간 인구편차가 3.88대1에 달하는 현행 선거구표와 근거규정인 선거법 25조는 선거권의 평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7대2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사실상 위헌판결인 거죠. 다만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서 법률 개정 때까지는 현행 법률의 효력을 인정하겠다는 것뿐입니다. 헌재는 2003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규를 개정하라고 했습니다.

<선거구획정 헌법불합치 결정문> (요지)

이 판결은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요? 무엇보다도 도시출신 의원과 농촌 출신 의원의 대립이 예상되는군요. 헌재의 뜻에 따른다면 도시는 지역구가 늘어나고 농촌은 줄어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 아예 소선거구제대신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자는 새로운 해법이 득세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헌재 "간통죄 합헌" 결정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5일, 간통죄(형법 241조)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1990년과 93년에도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부부 사이의 성적 성실의무를 수호하고 가족의 유기, 혼외자녀 문제, 이혼 등의 예방을 위해서는 간통행위 규제가 불가피하다"며 "성에 관한 우리 국민의 법의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지만, 고유의 정절관념이 여전히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는 점 등을 보더라도 간통죄를 존치시킬 필요가 있다" 밝혔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세계적으로 간통죄가 폐지추세에 있다는 등의 폐지론과 관련해, 입법자는 우리 사회의 법의식 흐름 등을 검토해 간통죄 폐지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폐지론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즉 재판부의 결정은 '가정을 지키기 위해' 간통죄는 필요하지만 현실의 흐름과 어긋나는 점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입니다. 재판관 9명 가운데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낸 권성 재판관은 "이미 애정이 깨진 배우자만을 사랑하도록 국가가 강제하는 것은 성적 예속을 강제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간통은 윤리적 비난과 반성의 대상이지 국가가 개입해 형벌로 다스릴 범죄가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간통죄 합헌 헌재 결정문> (요지)

여성계 반응은 어땠을까요? 한쪽에서는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보다는 가족 안에서 약자인 아내의 처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가사노동 평가에 대한 부부재산 공동소유제 등 경제적 장치를 마련하면서 간통죄를 폐지해야 한다"(한국여성단체연합 조영숙 정책실장)고 조건부 폐지를 주장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남성들의 외도로부터 1부1처제와 부부의 신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므로 여성과 가족들에게 아직은 간통죄가 안전망이 된다(가정법률상담소 박수헌 간사)고 말했습니다.

한국개발원, "올 경제성장률 2.2%"

한국개발연구원은 25일 '경제전망'에서 지난 3분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이 지난 3분기에 0,9% 늘어나는데 그쳤고 올해 전체로는 2.2%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을 통한 재정확대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2-3%대, 하반기에는 4%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그림(밑의 기사)에서 보듯 이러한 추정은 완전한 V자형 회복을 가정하는 것으로 대단히 낙관적인 것입니다.

한겨레신문 관련 기사 보기

연구원 김준일 거시경제팀장은 "이런 전망은 미국의 대테러전쟁이 국지전에 그친다는 낙관적인 전제 아래 이뤄진 것"이라며 테러사태가 악화될 경우 우리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외국계 금융기관들도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습니다. 제이피 모건은 1.9%(내년 4%), 골드만 삭스는 2%(내년 3.5%)로 추정했습니다.

럼스펠드 "오사마 빈 라덴 못 잡을 수도 있다"

미군은 25일 연5일째 카불 북부전선과 남부의 칸다하르를 공격했습니다. 유엔은 미군의 집속탄 폭격으로 민간인 9명이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집속탄 사용을 금지하자고 주장해 왔습니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은 USA투데이와의 회견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잡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를 비호하고 있는 탈레반 정권을 전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은 미국은 새 아프간 정부 구성의 책임을 맡아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럼 이번 전쟁의 목표는 도대체 무엇일까요? '오사마 빈 라덴 체포'라는 구체적인 목표는 전쟁을 오히려 장기화할 수 있으니까 뒤로 돌리고, 은밀히 친미정권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아닐까요? 어쨌든 미국이 지금 무엇을 목표로 할 것인가를 놓고 혼선을 빚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한편 파키스탄 페샤와르에서는 이날 아프가니스탄 대표 1천여명이 반탈레반 세력회의를 열고 아프간 공습 중단과 탈레반 이후 거국 내각구성과 자히르 샤 전 국왕의 참여 등을 촉구했습니다.

이밖에 오늘의 주요 뉴스입니다.

정치

-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은 25일 북한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 "북한이 정중히 요청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너무 서두르지도 않고 너무 지체하지도 않는" '점진적 실용주의'를 제의했습니다.

- 서울지법 형사합의21부는 25일 김병관 동아일보 전 명예회장에게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67살의 고령이어서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 결정이유입니다. 김 전 명예회장은 법인세.증여세 등 43억원의 재산을 포탈하고 회사자금 1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9월 구속 기소됐습니다.

경제

- 하이닉스반도체는 금년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순환 무급휴직제'를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팀단위로 직원1명당 1개월씩 무급으로 휴직을 하는 건데요. 이렇게 하면 하이닉스는 약 20%의 인력을 일시에 감축하는 효과를 거두게 됩니다.

-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가운데 사업이나 임대로 소득이 있는 28만명이 지역가입자로 편입돼서 월평균 5만 6천원 이상의 건강보험료를 내게 됩니다. 그러나 이들이 휴.폐업, 등록장애인, 국가유공 상이자 등의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종전과 같은 피부양자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되어 있어도 소득이 있으면 다음 달부터 지역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국제

- 잭 프리처드 미국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는 24일 북한이 북미관계를 개선할 '황금기회'를 놓치고 있다며 국제테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주문했습니다.

- 미국의 뉴욕과 워싱턴에서 탄저균 유사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새로 발생했고 워싱턴 의원회관에서 탄저균 포자가 발견되는 등 탄저균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사무실에는 살모넬라균이 든 병들이 배달됐습니다.
온갖 모방범죄는 당분간 더 계속될텐데요. 이 사태는 도대체 누구의 책임일까요?

- 알프스산맥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주요관문인 스위스 중부의 고타르 터널 안에서 24일 교통사고가 일어났고 곧이어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최소 11명이 숨지고 128명이 실종상태라는군요.

사회

- 한완상 교육부총리는 전교조의 연가투쟁이 '실정법 위반'이라며 참여교사를 징계하고 고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교조는 25일에도 "7차 교육과정 수정, 자립형 사립고 철회, 성과급 개선, 26일까지 단체협약한 합의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7일 집단연가투쟁을 강행하겠다"고 밝혀 정부와 전교조의 정면충돌이 예상됩니다.

- 서울대는 25일 수시모집 2단계 합격자를 발표했는데요. 두번째 단계 심층면접에서 40.7%의 당락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는 1단계 전형요소인 내신과 교과영역에서 상대적으로 뒤졌던 470명이 경시대회 경력, 추천서 등 비교과영역이 포함된 면접에서 만회했다는 얘기입니다.

사건과 사고

- 자신의 빈통장에 507억원이 들어 있었다면 어쩌시겠습니까? 그러나 인출은 정지돼 있었고 닷새 뒤에는 돈이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증권사가 관리하는 검은 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곧바로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러한 추정이 사실이라면 큰 문제입니다. 금융실명제 이후 검은 돈을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관리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니까요. 다행히도(?) 한겨레신문은 증권회사에서 새 전산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생긴 단순 해프닝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정말 그렇기를 바랍니다.

- 실업자 고용시 급여를 보조해주는 정부의 '채용장려금'을 가로챈 기업들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이들 업체는 실업자를 고용한 것처럼 허위서류를 꾸미거나 실제 지급한 임금보다 많이 지급한 것처럼 속여 채용장려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벼룩의 간을 빼먹는 '간뗑이 부은' 사람들입니다.

화제와 미담

- 한국인과 결혼해서 국내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몇 명이나 될까요? 85개국에서 온 2만여명이 그렇다는군요. 중앙일보는 이들의 결혼생활을 소개합니다. "라볶이", "매일 매일의 새로움" "운명의 만남"... 이들의 삶을 표현한 말들입니다.

"국경넘은 결혼... "라볶이 같은거죠"" (중앙일보)

- "필승! 함정근무를 명받았습니다" 해군창설 55년 동안 "금녀의 공간"이었던 함정에 여성장교들이 배치됐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장교들은 짙은 립스틱을 바르면 안되고 치마도 입을 수 없다나요? 글쎄요. 화장까지 인정하면 너무 '혁명적'이라서 그런가요?

- 생후 2개월된 아기가 차와 함께 바다 속에 빠져 40분만에 구조돼서 하루가 지난 25일 현재 산호호흡기에 기대서 회생하고 있습니다. 병원 관계자는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적"이라고 말했습니다.

- "7-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이들에게 김민기 형의 '아침이슬'은 우리시대의 애국가나 다름없었습니다" 시인 황지우의 말입니다. 임현정 씨가 지휘하는 부천 필하모닉이 31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김민기 씨의 노래 30여곡을 연주합니다. 그러나 막상 당사자인 김민기 씨는 공연장에 나타나지 않겠다네요. 옛 정서를 맛보고 싶은 분들은 다음 주를 기대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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